'베이비부머(1958년~1963년 출생)'세대가 국민연금에만 의지한 채 현재의 소비지출(연간3400만원) 수준을 은퇴 후에도 유지하면 파산할 확률이 41.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미리 다양한 노후준비 상품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10명 중 4명 이상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도 받지 않으면 전체의 85%를 초과하는 사람들이 파산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은행 조사분석부는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평균 40%에 불과…부동산에 쏠린 가계자산도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2060년경에는 생산가능인구 10명이 노인 8명을 부양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고용불안에 따라 정년이 빨리 다가오고 있어 노후 대비가 필요하나 국민연금이 은퇴 후 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은 평균 40%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또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쏠린 현 상황도 은퇴 후 생활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를 넘어섰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자산가격이 폭락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자산이 생각대로 처분되지 않아 유동성(돈)을 확보하는 데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연평균 3400만원 쓰는 베이비부머, 은퇴 후 파산 줄이려면 연평균 815만원 써야

보고서는 은퇴 후 소비지출 수준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은퇴자산을 초과할 확률로 계산한 '파산가능성'을 따져본 결과, 베이비부머 세대가 현재의 소비지출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연평균 3400만원을 지출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 정보의 지출수준을 은퇴 후에도 유지하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을 경우 41.4%, 아무런 연금혜택을 받지 않을 경우 85%를 초과하는 사람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의 파산가능성을 10%이내로 줄이려면 이들 세대가 은퇴자산의 2.75% 이내로만 지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이 경우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 해 동안 순자산 평균 2억9633만원의 2.75%인 815만원만 소비해야 한다.

◆ 은퇴자산은 보수적으로… 개인이 다양한 노후준비 상품 가입해야

보고서는 은퇴 후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파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55세에 은퇴하는 남성의 경우 은퇴자산을 주식 등 위험자산에 100% 투자하는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17.3%였지만, 채권에 100% 투자하는 보수적 자산배분으로 변경하면 파산 가능성이 3.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에 100% 투자하는 대신 주식에 20%, 채권에 80%가량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면 파산 가능성이 3.1%로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개별 은퇴자의 건강상태나 자산현황, 소비여력, 위험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고 권했다. 또 개인차원에서는 퇴직연금·개인연금·주택연금 등 다양한 노후준비 상품에 일찍 가입해 은퇴 후 소득대체율을 높이고 정부는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체계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