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8개 시중은행의 총 수수료 수입이 2년 연속 증가했지만 송금, 인출 등 대고객수수료는 6년째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 경영연구실장은 9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국내 18개 시중은행의 대고객수수료(송금, 인출 등에 부과되는 수수료)의 수익규모는 지난 2006년 6860억원을 기록한 이래 계속 줄어 2011년 5770억원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10월 마련한 '은행별 수수료 체계 개선 방안' 시행으로 대고객수수료가 앞으로도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서 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의 총 수수료 수입은 지난 2009년만 제외하고 2006년 이래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6년 5조7700억원이었던 총 수수료 수입은 2011년 7조3290억원으로 5년 만에 1조5590억원(27%) 증가했다.
업무대행수수료(펀드·방카슈랑스판매 등에 대한 수수료)도 2006년 1조3910억원에서 2011년 1조6290억원으로 5년 동안 2380억원(17%)증가했다. 서 연구원은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타업무관련수수료(환전수수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관련 수수료)는 6년 연속 증가했다. 2006년 3조6930억원이었던 기타업무관련수수료는 6년 내내 증가해 지난해 5조1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대비 1조4300억원(38%) 증가한 규모다.
서 연구원은 "기타업무관련수수료가 늘어난 건 한국의 무역규모가 커지면서 외환수입수수료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자본력이 선진국 은행 대비 7분의 1수준에 그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성장은 아직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며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사업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금융사가 해외 진출할 수 있는 국가는 개도국일 가능성이 높은데, 개도국은 정치학적 리스크와 규제가 심하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지는 금융사의 공공성과 상업성에 대해서는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민간 주주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진 사기업이지만, 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받는 건 사실이기에 공익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준 한국금융원장은 "금융지주사 회장을 비롯한 금융사 임원의 임기를 지금보다 늘려야만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사 임원들의 임기가 짧기에 대부분의 임원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해외 사업 확장보다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초대형은행(메가뱅크)을 무조건 지향할 게 아니라, 개별 은행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개발해 거기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은행들은 대부분 규모만 크고 경쟁력은 없지만, 호주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선진국 은행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이 있다"며 "호주계 투자은행 맥쿼리가 설립된 지 50년도 안 됐지만,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집중 투자해 현재 자산규모가 산업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입력 2012.02.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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