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즈, 1분기 말까지 종업원 지주회사로 전환〈조선닷컴 2012년 1월 13일〉

팀즈는 13일 최대주주인 손동창 회장의 지분 및 가족, 시디즈, 바로스, 일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65만366주, 32.52%)을 우리사주조합, 임직원, 가구관련단체 등에 증여, 기부 또는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팀즈는 올해 1분기 말까지 종업원 지주회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우리사주제도란 무엇인가요?

우리사주제도는 문자 그대로 근로자가 자기회사 주식을 보다 좋은 조건에 살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노동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종업원지주제도(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ESOP, '이솝'이라고 읽음)의 한국식 이름입니다. 우리사주제도는 미국과 영국에서 발달한 제도로 우리나라는 1968년에 도입했지만, 활성화돼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사주제도는 1930년대 대공황의 유산입니다. 대공황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운동이 자본주의 심장인 미국까지 확산되자, 사회주의로부터 자본주의를 구출한다는 구호 아래 등장한 것이 우리사주제도입니다. 복지국가 개념이 사회주의를 의식한 자본주의 '국가모델'이라면, 우리사주제도는 반(反)자본운동의 확산을 막아내는 '기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주제도에는 어떤 경제원리가 들어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사주제도에는 어떤 경제원리가 작동하고 있기에 새로운 기업모델로 주목받을까요? 노동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우리사주제도는 회사에 두 가지 이득이 됩니다. 하나는 생산성 향상효과입니다. 우리사주를 가진 근로자는 회사경영이 잘 되어야 임금 외에 우리사주 가치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경영권 안정효과입니다. 기업사냥꾼이 적대적인 M&A(인수·합병)를 하겠다고 위협할 때, 우리사주는 기존 지배주주에게 안정된 주주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험을 살펴보면 우리사주제도는 안정된 주주, 기업구조조정 파트너, 경영권 승계 등 기업경영 측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주제도는 회사에만 이로운 게 아닙니다. 근로자에게는 경영 참여와 재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경영 참여의 경우 노사의 기대수준이 회사마다, 나라마다 같을 수는 없지만 우리사주는 비교적 통일된 목소리로 주주권을 행사하며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사주가 발달한 영미 국가에서는 우리사주제도가 경영 참여보다는 재산형성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우리사주제도는 퇴직연금제도와 더불어 재산형성수단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지분을 나눠 가진 노사는 회사성과를 공유하는 관계가 되기 때문에 대립적인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우리사주제도가 노사분쟁을 줄이는 혁신기업의 노사모델로 적극 검토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활성화되지 않았나요?

우리나라는 우리사주제도가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체 근로자의 2% 정도가 우리사주를 갖고 있습니다. 10% 수준인 미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근로자가 회사주식의 10% 이상 가진 상장기업도 미국은 4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우리사주 지분율 1% 미만인 상장기업이 전체 상장기업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사주의 순기능들, 즉 생산성 향상과 안정주주, 재산형성 등은 미국에선 기대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우리사주를 꺼리는 주된 이유는 주가 불안입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재산형성 기대보다 주가 하락에 따른 재산손실 위험을 근로자들이 더 걱정하는 것입니다. 경제이론으로 보면 우리사주의 주가하락에 대한 불안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근로자와 달리 재산상의 손실위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보유한 우리사주의 손실 위험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경우에는 실직위험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근로자가 주가하락 위험과 실직위험에 이중으로 노출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우리사주를 새로 취득한 국내 근로자 가운데 60% 정도의 근로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우리사주 선진국은 주가하락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나요?

우리사주의 주가하락 위험은 선진국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선진국 근로자들은 우리사주를 퇴직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1~2년 보유하다 처분하는 우리와는 투자문화가 다릅니다. 투자문화가 다른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단기투자에 대해 높은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조세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투자가 정착되면 우리사주를 갖고 있는 근로자는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불안해하지 않고, 생산성과 성장성에 의해 좌우되는 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따라 재산형성의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선진국은 또 1~2년 단기간 보유하는 투자자를 위해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는 주목할 만합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파생상품을 이용해 보전해주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사주를 살 때 주가하락 위험을 보전해주는 풋옵션(주식이나 상품 등을 미리 정해놓은 가격으로 장래에 팔 수 있는 권리)을 같이 구입하도록 하면, 약간의 비용(일종의 보험료)으로 우리사주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외에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여러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주를 매달 적립식으로 매입한다거나 우리사주조합이 금융회사와 자문계약을 맺고 우리사주가 비교적 저평가되었을 때 매입하는 것입니다.

우리사주제도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은 무엇이 있나요?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도는 공급 측보다 수요 측 기반이 매우 취약합니다. 수요자인 근로자들이 우리사주를 갖고 있어야 할 유인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주가 하락으로 우리사주가 애물단지가 된 사례가 비일비재한데, 누가 선뜻 우리사주를 사려고 나서겠습니까. 지금까지 정부는 여기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손실 보전정책이 자칫 시장경제원리의 근간인 자기책임원칙을 해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이 발전한 나라에서는 주가손실을 최소화하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사주 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금융의 영역과 만나게 됩니다. 우리사주에 대한 분할매수나 저점 매수는 자산관리서비스의 영역이며, 풋옵션이 가능한 우리사주를 발행하는 것은 금융회사의 상품개발 능력 및 위험관리능력과 직결됩니다. 국내 금융산업도 이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고 봅니다. 남은 과제는 우리사주제도가 금융서비스와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도록 우리사주제도를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세제혜택 등의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유나이티드항공(UAL)의 ESOP 경험

현재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ESOP 사례는 ESOP의 성공과 실패 교훈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회사는 1990년대에 걸프전에 따른 고유가와 저가 항공사 추격 등으로 파산위기에 처하자 근로자들이 1994년 ESOP를 결성해 임금을 반납하고 회사주식을 55% 인수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서로 간에 임금과 경영참여를 놓고 갈등이 생기더니 직종별로 각각 이사회에 참여했다. 여기에 9·11 테러의 표적이 이 항공사 비행기가 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이 회사는 고임금, 고유가, 지배구조 변질, 테러 등의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2002년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같은 해 ESOP는 해산됐다. 이후 2010년 컨티넨털항공과 합병하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ESOP은 다시 도입되지 않았다.

퀴즈

근로자의 재산형성을 돕고, 노사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근로자가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하도록 장려하는 제도를 우리사주제도, 영어 약자로는 ○○○○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2월 8일(수) 오후 5시 마감, 2월 10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회 정답 : 유보이익〉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권정희 김수옥 김승룡 김응순 박경 박지우 박한숙 배재현 서명희 성미영 성수경 손인순 손인자 송치선 어미선 오순자 용혜영 유동균 이병규 이연우 이영섭 임소민 임용식 정연희 조병욱)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