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자본의 대명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드디어 13년만에 한국을 떠난다. 헐값매각 논란부터 탈세혐의, 주가조작 유죄판결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과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5조원대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함에 따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51.02%)을 맺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보유지분 매각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론스타의 마지막 관문은 세금이다. 론스타와 국세청의 견해가 엇갈려 '제2의 세금전쟁'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외환은행 지분 블록세일에 대한 세금분쟁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 세금문제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외환은행 인수에서 강제매각명령까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에 진출한 론스타는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과의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2004년 10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외환은행 '헐값매각'을 이유로 소송(론스타의 주식취득 무효)을 제기했고 2005년 9월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한 경제관료 등 20명이 검찰에 고발됐다.

국세청은 같은 해 10월 론스타와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을 탈세 혐의로 고발했다. 2006년 2월에는 금감원이 론스타의 860만달러 외환도피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상황이 이렇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3년여만에 외환은행 팔기에 나섰다. 2006년 5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반년만에 계약이 파기됐다. 2007년 9월엔 HSBC와 지분매매 계약을 맺었지만 금융당국의 매각승인 심사가 보류됐고 2008년 금융위기에 처하면서 HSBC와의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키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초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론스타는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상고를 포기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18일 은행법상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보유지분(51.02%)중 한도초과보유주식(41.02%)를 6개월 안에 조건없이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또 이날 론스타에 대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가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론스타펀드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모투자펀드(PEF)다. 하버드대 출신인 존 그레이켄 회장이 텍사스의 인맥을 바탕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창립했다. 텍사스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와 론스타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부시와의 유착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일러스트=조경표

◆ 론스타 외환은행 투자로 4조원대 이익 남길 듯

론스타가 우리나라에 처음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이다. 론스타는 처음에는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으로부터 부실채권(NPL)을 사들인 뒤 되팔아 쏠쏠한 재미를 보다가 2000년부터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로부터 6330억원에 인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를 3년 뒤 312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기고 되팔아 큰 이득을 봤다. 또 리스회사인 스타리스(2002년)와 극동건설(2003년)을 각각 1500억원과 1700억원에 인수해 2007년 3000억원과 8800억원을 받고 팔았다. 약 860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겼다.

론스타는 하나금융과 계약을 통해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을 주당 1만1900원, 총 3조9156억원에 넘기게 된다. 론스타는 이미 2007년부터 배당으로 1조7098억원을 챙겼고 일부 지분매각으로 1조1928억원을 얻었다. 이를 합치면 총 6조8182억원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금액인 2조1549억원(인수금액 1조3834억원,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에 대한 콜옵션 행사 7715억원)을 제외하면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8년여만에 4조6633억원의 차익을 얻는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와 외환은행 매각을 포함해 론스타는 약 5조800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기게 된다. 예상되는 세금 3500억~4000억원을 제외하면 5조4000억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 론스타 세금 얼마나 낼까

이제 마지막 남은 쟁점은 세금 문제다. 국세청은 론스타에 엄정하게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약 3000억~4000억원대의 과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세청은 론스타에 대해 양도소득세 원천징수와 법인세 과세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이 없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주식양도가액의 10% 또는 양도차익(매각가-취득가)의 20%중 적은 금액을 주식매수자로부터 원천징수한다. 하지만 국내사업장이 있다면 국내 매출에서 판관비와 영업비 등 비용을 뺀 금액에 대해 22%의 법인세율을 적용한다.

국내 사업장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론스타는 3522억원의 세금을 물게 된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으로부터 외환은행 매각대금 3조9157억원을 받으면 양도가액의 10%는 3916억원, 양도차익으로 따지면 3522억원이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국내에 간주고정사업장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면 이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법인세 부과도 가능하다. 양도차익을 매출액으로 보면 법인세는 3874억원이 된다.

국세청은 일단 론스타의 국내 자산이 외환은행 지분 하나밖에 남지 않아 세금 회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우선 원천징수를 떼고 추후 론스타의 국내 간주고정사업장 유무를 따져볼 생각이다. 그러나 론스타가 일찌감치 과세에 대비한 듯 지난 2008년 론스타코리아를 완전히 정리해 국세청이 법인세를 부과할 근거를 없애버렸다는 점에서 법인세 부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