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개봉한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서는 주인공 톰 크루즈가 BMW의 신개념 콘셉트카 'i8'을 타고 나온다. 이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4.8초 만에 도달해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하지만 한 번 주유로 서울대구를 왕복해도 기름이 남을 만큼 고연비(L당 26.6㎞)를 자랑한다. 특히 이 차에는 BMW가 실용화를 목적으로 개발 중인 레이저 헤드라이트, 미래형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이 적용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용 미래형 기술 개발에 열중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브랜드 가치 향상과 미래 첨단차 시장 선점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BMW, 매년 이노베이션 데이에 신기술 공개

자동차 신기술과 관련해 활발한 연구 개발을 펼치는 브랜드는 BMW다. BMW는 매년 열리는 이노베이션 데이(기술혁신 발표회)를 통해 자사가 연구 중인 최첨단 기술을 전 세계 기자들과 임직원들에게 발표하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BMW가 개발 중인 레이저 헤드라이트.

지난해 역시 '커넥티드 드라이브(Connected Drive)'라는 주제로 다양한 최첨단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콘셉트카 i8에 적용된 레이저 헤드라이트와 다이내믹 라이트 스팟(Dynamic Light Spot)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보통 레이저는 의학이나 산업용에 쓰이지만, 강도를 낮추고 여러 번 반사와 확산을 통해 빛의 성질을 극대화하면, 인체에 무해한 하얀색의 가시광선으로 변하게 된다. 레이저 헤드라이트는 기존 LED 전조등보다 밝고 에너지 소모는 2분의 1이어서 차세대 자동차용 조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BMW가 공개한 다이내믹 라이트 스팟 기술은 야간 주행 시 전방에 생물체가 감지되면 즉시 헤드라이트와는 별도로 서치 라이트 수준의 강한 빛을 비춰, 운전자가 전방 생물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 장비는 차 좌우 안개등에 장착되며, 물체 움직임을 따라가며 비추게 된다.

벤츠, 선루프 명암(明暗) 내 마음대로

자동차와 최첨단 기술의 접목은 BMW만의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자동차용 미래 기술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만 봤을 법한 다양한 신(新)기술이 적용된 신차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출시한 더 뉴 SLK200 블루이피션시에는 특별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 이 차 지붕에는 '매직 스카이 컨트롤' 기술이 적용됐다. 그 결과 운전자 의도대로 햇살이 강한 날에는 선루프를 어둡게 할 수 있으며, 약할 때에는 창을 투명하게 만들어 따스한 햇볕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에 적용된 분할화면(Split View) 기술은 누가 봐도 혀를 내두를 만큼 신기하다. 이 기술은 센터페시아에 있는 하나의 액정 모니터로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동시에 각기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에게는 내비게이션으로 보이는 화면이 조수석 앉은 탑승자에게는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미국 車 업계도 연구 개발 활발

일본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자사가 세계 최초 개발한 자기 재생 도장 기술인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페인트 기술은 기존 페인트보다 흠집에 강할 뿐만 아니라 차량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나면 자기 재생(Self-healing)을 통해 복원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재생과 복원에 걸리는 시간은 주변 온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보통 1시간 이내, 겨울철에는 1주일 이상 소요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분할화면(Split View)기술은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이 달리 보여 여러 사람이 동시에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벤츠 S클래스 등 고급 모델에 적용돼 있다.

미국 브랜드 역시 자동차에 적용되는 최첨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빅3' 가운데 GM과 포드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8일 GM이 발표한 '기회의 창(Windows of Opportunity)' 기술은 차 유리를 터치 모니터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는 유리창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나머지 탑승자들은 유리창을 통해 인터넷 정보 검색을 하거나 그림까지 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포드가 최근 출시한 2.0L 에코부스트 뉴 익스플로러에는 세계 최초로 부풀어 오르는 '팽창형 좌석 벨트'를 장착했다. 이 기술은 기존 좌석 벨트보다 5배 이상 높은 충격 분산율로, 교통사고 발생 시 탑승객의 가슴 충격을 완화해줌과 동시에 머리와 목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도와준다.

[[Snapshot] 영화에서 보던 그 車… 첨단 스마트카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