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소녀시대·슈퍼쥬니어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원더걸스·2PM, BH엔터테인먼트의 이병헌과 고수….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드라마뿐 아니라 K-팝이라는 한류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들의 연예 기획사가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등 이들 기획사는 일본인 여성팬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목을 빼고 기다리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일본 여성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서울에서 가봐야 할 '강추' 코스로 꼽히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이 두 가지 장점을 놓치지 않고, 이 주변을 한류에 열광하는 관광객을 끌기 위한 '한류 스타 거리'로 만든다. 아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지고 있고, 그 가운데 드라마와 K-팝이 주축이 되고 있어 스타들이 소속된 기획사 주변을 관광 코스로 마케팅하겠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관내에 연예 기획사만 346개가 들어서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남구 김광수 마케팅팀장은 "신연희 구청장이 지난 4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를 만나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를 잇는 '한류 스타 거리' 조성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한류 스타 거리를 좀 더 빨리 상징화하기 위해 아이콘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S.M.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스타들의 퍼포먼스를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월(media wall) 등을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스타들의 기념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오는 10월에는 아시아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한류 페스티벌을 열고, S.M.엔터테인먼트 등 기획사 소속 스타들이 출연하게 한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한류 스타 거리라는 볼거리 외에 갤러리아백화점과 명품 거리 등 쇼핑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강남구는 지난달 이 지역 마케팅 담당자, 한국방문의해 담당자들과 모임을 갖고 한류 스타 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김은수 카르티에 홍보이사는 "2012년은 한중수교 20주년인 만큼 눈에 띄는 행사를 열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고, '비틀 맵' 조금희 이사는 "일본 팬들은 '장근석 귀고리'나 조끼는 얼마를 주고라도 사고 싶어한다"며 한류 스타 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남구로선 외국인 관광객을 끌기 위해 강남구가 가진 스타라는 자원을 마케팅 자원으로 발굴한 것이다. 신 구청장은 취임 후 마케팅 전담 부서를 만들라고 지시하고 지난달에는 직접 상하이로 날아가 중국의 대표적인 카드회사인 은련(銀聯)카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강남구는 "은련카드는 28억장을 발급하고 회원이 7억명에 달할 정도로 구매력과 마케팅 파워가 막강하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작년 10월 은련카드와 제휴 마케팅을 시도, 한 달 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1만1584명이 찾아와 50억원가량을 소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가수 비 공연 등 페스티벌을 기획해 일본과 중국 관광객 등 5000여명이 몰려 16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만큼 스타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한 것이다. 한류 스타 거리를 만들면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이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신 구청장은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은 주로 명동을 찾지만 강남이야말로 그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볼 수 있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란 점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강남구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연예기획사를 묶는‘한류 스타 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1월 25일자 A14면 '한류 스타 거리' 기사에서 전은수 까르띠에 홍보이사를 김은수 까르띠에 홍보이사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