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원조(元祖)로 통하는 블랙베리(BlackBerry) 제조사인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공동 창업자 2명이 23일(현지시각)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CEO) 직을 전격 사임했다. RIM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기 전까지 북미 스마트폰 시장 1위(2008년 사용자 1900만명)를 차지했던 업체다. 창업자들이 퇴진한 이유는 애플·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에 밀렸기 때문이란 평가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등이 RIM을 인수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블랙베리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의 헤인즈 신임 CEO.

RIM은 이날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물러나고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토스텐 헤인즈를 신임 CEO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헤인즈 신임 CEO는 "RIM이 갖고 있는 뛰어난 제품을 토대로 소비자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격한 경영 변화는 없다"며 "기업 분할이나 신사업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블랙베리의 운영체제(OS)를 다른 기업들이 사용하도록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관심을 모았다. 헤인즈는 "사업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블랙베리 운영체제의 라이선스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회사가 이 운영체제를 사용한 블랙베리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베리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선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밀렸지만 기업업무용 제품은 아직도 강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