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꿈꾸던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애플은 19일(현지시간) 뉴욕 구게하임 미술관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디지털 교과서를 구현할 수 있는 '아이북스2(iBooks 2)'를 선보였다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애플의 필 실러 부사장이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아이북스2'를 소개하고 있다.

필 실러 마케팅 담당 선임부사장은 이날 "기술이 교육을 개선시킨다"면서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의 구현이 가능한 쌍방향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아이북스2'를 소개한 뒤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새 전자교과서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북스2의 비디오, 쌍방향 사진 교류 및 텍스트 하이라이트, 플래시 카드 만들기 기능 등을 시연했다.

고교 학생들은 아이패드로 구현되는 이 플랫폼을 통해 세포의 3차원 애니메이션 모델을 볼 수 있고 손쉽게 각종 단어나 용어 풀이를 찾아볼 수 있으며 터치를 통해 중요 문구에 밑줄을 그을 수도 있는 등 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이런 학습도구들이 각급 학교에서 이용될 수 있지만 일단 고교교과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으며 교재의 가격은 14.99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프린트된 교과서 가격은 65~85달러 정도다.

애플은 또 이날 매킨토시 컴퓨터를 이용해 교사들이 교습을 위한 자체 교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 툴(도구)인 '아이북스 아서(iBooks Author)'와 교수들이 온라인 강의코스와 수업계획서, 강의 노트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공개했다. 필 실러 부사장은 "이런 것들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애플 아이패드에서 '아이북스2'를 시연한 화면.

애플의 디지털교과서 사업 진출은 지난해 10월 사망한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기획했던 것이라는 점과 함께 이번 행사가 잡스 사후 첫 공식발표 이벤트라는 점에서 업계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잡스는 지난해 생전 맥그로-힐의 테리 맥그로 CEO를 만나 이 디지털 교과서 사업과 관련해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잡스와 맥그로 CEO는 교과서 사업과 관련해 공통된 관점을 가졌고 협업에 합의해 최근까지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실러 부사장은 교육산업 진출과 관련해 "교육은 원초적으로 우리(애플)의 DNA 깊숙이 내재해 있다"고 강조한 뒤 읽기와 과학, 수학이 전 세계에서 각각 17위와 23위, 31위에 머물러 있는 등 미국의 교육경쟁력이 뒤처져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애플의 새로운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교과서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피어슨과 맥그로-힐, 호톤 미플린 하코트 등과 제휴했으며, 이들의 교과서 가운데 일부는 당장 구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은 499달러(한화 56만원 상당)가 넘는 값비싼 아이패드를 소유한 학생들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애플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일선 학교의 교과서 사용시스템상 재정적으로도 학교가 애플이 출시한 디지털교재들을 곧바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각급 학교가 교과서를 일괄 구입한 뒤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학기가 끝나면 수거해 다음 학년들에 재배포하는 등 수년간 재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트 리서치는 2010년 기준으로 80억 달러가 넘는 교과서시장에서 전자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