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12년 만에 내놓은 스포츠카 야심작 ‘하치로쿠(86)’을 한국에 출시한다.

19일 국내 도요타 딜러들에 따르면 18일 방한한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과 함께 딜러 600여명이 참석해 올해 계획을 공유하는 컨벤션에서 지난해 11월 ‘제42회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소형 후륜구동(FR) 스포츠카인 ‘86’을 한국 시장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나카바야시 한국도요타 사장은 86을 비롯해 크로스오버유틸리티비히클(CUV) ‘벤자’, 렉서스 GS, ES 등의 4종의 신차출시와 관련한 계획을 오는 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아키오 사장은 이날 “강력한 신차를 통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더 좋은 자동차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지나온 길을 거울삼아 앞을 향해 나아가자”고 딜러들을 격려했다.

‘86’은 도요타가 1980년대에 출시해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AE86 코롤라 레빈’과 ‘코롤라 스프린터 트레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특히 이들 차량은 만화 ‘이니셜D’에 소개되면서 국내 마니아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차량으로, 차명 역시 AE86이라는 브랜드의 명맥을 잇기 위해 ‘86’으로 정해진 것이다.

신형 '86'은 만화 '이니셜D'에 등장해 유명해진 'AE86'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사진은 이니셜D의 한 장면.

86은 도요타가 스바루와 함께 공동개발한 스포츠카로 스바루의 수평 대향 엔진기술과 도요타의 최신 직분사 기술(D-4 S)을 조합한 세계 최초의 수평 대향 D-4 S엔진이 적용됐다. 도요타가 소형 스포츠카를 출시한 것은 1999년 ‘MR-S’ 이후 처음이다.

이 차량은 최고출력 200마력의 힘을 자랑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3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만에 주파 가능하다. 연비 역시 스포츠카임에도 2.0L 엔진을 탑재한 세단을 능가한다는 것이 도요타 측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도요타가 신차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이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아키오 사장은 지난 6월 방한하고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직접 뉴 캠리를 타고 나와 차량을 소개했다. 아키오 사장의 새해 첫 해외출장이 한국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한국도요타는 의미를 부여했다.

'86'의 실내 인테리어 모습(위), 신형 '86' 주행모습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요타의 빈자리를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도요타 내부적으로 현대·기아차를 잡기 위해서는 한국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요타 측은 “현재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86의 가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젊은 층이 구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