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이 끝나고 드디어 빛이 보이는 걸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해외펀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만 보면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주춤한 사이 미국의 경제지표 회복과 신흥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 인도·러시아 등 신흥국펀드 두각
작년 해외펀드는 극도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동 아프리카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등이 원인이 됐다. 게다가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해외증시보다는 나은 성과를 거두면서 해외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조차 뚝 끊겼다.
그러나 긴축완화 정책 기대감과 함께 유럽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올해는 신흥국펀드 수익률이 급등, 전체 해외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3.6%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1.6%인 점과 비교할 때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 지역펀드들이 두각을 보였다. 인도펀드가 7.5%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브라질과 러시아펀드도 각각 6.9%, 5.6%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중국펀드 역시 지난해 부진을 딛고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데다 정부 당국도 긴축완화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국H(홍콩)펀드는 3.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는 같은 기간 -1.5%의 수익률을 기록, 일본펀드(-0.1%)와 함께 여전히 부진한 해외펀드로 꼽혔다.
◆ 인도펀드 수익률 상위 싹쓸이
연초 이후 해외펀드 상위 10위권 펀드의 대부분은 인도펀드거나 인도가 투자지역에 포함된 펀드들이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에너지, 원자재 등과 관련된 종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아시아에릭스증권자투자신탁1'이다. 이 펀드는 17일 기준으로 4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1'와 'IBK인디아인프라증권A'가 각각 12%, 10.7%의 성적의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 'ING차이나Bull1.5배증권투자',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증권' 등도 수익률 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경우 지난 연말부터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는데다, 인도 정부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직접투자를 허용하면서 돈이 증시에 들어오기 시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해외펀드의 약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해외펀드 수익률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인 만큼 섣불리 추세가 전환됐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 1년 수익률로 보면 국내주식형펀드는 -13.78%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19.99%로 아직도 저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수익률이 좋아졌음에도 불구, 이달 들어서만 1892억원이 빠져나갔다.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전무는 "해외펀드 수익률이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 돈에 의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별국가의 정책적인 이슈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추세가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쌓여왔던 손실이 점차 줄어드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2.01.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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