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휴대전화에 이어 TV에도 사용되면서 기존의 강자인 LCD(액정디스플레이)를 급속히 대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2' 전시회에서 55인치급 OLED TV를 공개했다. 두 회사는 이 제품을 올해 안에 판매할 계획이다.

외신들도 OLED가 가져올 변화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P통신은 "OLED TV 가격이 아직 비싸지만 출시되는 것만으로 TV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OLED가 기존 LCD와 무엇이 다르기에 이런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일까?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의 원리

LCD는 필름 영사기와 비슷하다. 영사기는 필름 뒤에서 강한 빛을 쏴서 필름에 담겨 있는 영상을 스크린에 보여준다. LCD는 화면 뒤에 배치된 형광램프(백라이트 유닛)가 빛을 내서 반투명한 액정에 맺힌 영상을 화면에 비춰주는 원리다. 즉, 색깔을 나타내는 액정과 빛을 내는 램프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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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는 LCD와 달리 스스로 빛과 색깔을 표현하는 반도체다. 전기를 가했을 때 특정한 빛을 내는 반도체 부품을 이어붙여 화면으로 만든다. 금속 같은 무기(無機) 물질을 이용하는 일반 LED(발광다이오드)와 달리 탄소화합물 같은 유기(有機) 물질을 사용한다. 일반 LED보다 전기 전달성이 좋고 소형화에 적합하다.

기본적인 원리는 전광판과 비슷하다. 전광판은 전등을 켰다 껐다 하면서 화면을 표시한다. OLED 화면에서는 미세한 크기의 반도체가 그 역할을 맡는다. 이 반도체는 스스로 빛을 내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OLED의 강점은 바로 이 구조에서 나온다. 색을 내는 부품과 빛을 내는 부품이 하나여서 LCD보다 훨씬 크기가 작고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작도 가능하다.

자체발광으로 색상 표현력 뛰어나

OLED는 고화질 영상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꿈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최고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색 재현력이다. OLED는 실제 자연에 존재하는 수천만 가지의 색상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 LCD에 비해서는 30% 많은 색상을 보여준다.

OLED가 다양한 색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완전한 검은색'을 내기 때문이다. 기존 LCD는 화면상에서 검은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어두운 회색에 가깝다. 화면을 표시하는 각각의 액정은 빛을 내지 못해 화면 뒤에 있는 램프가 켜졌다 꺼졌다 하면서 밝기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밝기 등급을 0~10단계로 따진다면 LCD의 검은색은 1단계 정도에 해당한다.

반면 OLED는 반도체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특정 부위에 검은색을 표시할 때는 해당 반도체의 전원을 차단한다. 따라서 검은색 부분은 빛이 하나도 없는 '0'단계가 가능하다. 밤하늘처럼 새까만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선명한 영상과 화사한 색상이 살아난다. 필요한 부분만 빛을 내므로 전력 소모량도 적다.

반응 속도가 빠른 것도 OLED의 장점. 반응 속도란 한 화면이 다른 화면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에서 축구공이 왔다갔다할 때마다 화면이 바뀌는데 반응 속도가 느리면 화면이 뚝뚝 끊어지거나 새 화면에 기존 화면이 잔상(殘像)처럼 겹쳐진다. OLED는 1억분의 1초 만에 새로운 화면을 표시할 수 있다. LCD보다 200배나 더 빠른 반응 속도다.

단점은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 OLED를 만들려면 최소 수천억원대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먼지 하나 용납하지 않는 초정밀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TV용 화면 주류 될 듯

OLED TV는 아직 표준 기술이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휴대전화 화면에 쓰는 것과 똑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화면에서 미세한 점들이 직접 빨간색·녹색·파란색을 내는 방식(RGB OLED)이다. 화질과 전력 효율성이 좋지만 만들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LG전자는 흰색을 내는 반도체에 색색의 막을 씌워 컬러를 표현하는 방식(W-OLED)을 도입했다. 삼성전자 방식에 비해 제조 원가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화질이 일부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LG전자 측은 "이론상 미세한 차이가 나지만 눈으로 볼 때는 구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TV 시장은 브라운관에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LCD, LED 등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차세대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월등하면서도 가격 차가 20~40% 수준일 때 시장의 전환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TV 시장의 25.7%를 점유하리라는 관측이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을 가진 유기화합물 반도체. 빛의 3원색인 빨간색·녹색·파란색(RGB)을 내는 반도체를 여러 개 합성해 화사한 색상과 밝고 선명한 화면을 나타낸다. 유기EL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