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발(發) '반값 TV' 경쟁에 삼성전자LG전자가 뛰어들었다. 이마트·롯데마트가 잇따라 49만9000원짜리 LED TV를 내놓고 저가(低價) TV 시장을 공략한 데 대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통업체가 중소기업과 손잡고 만든 시장에 대기업들까지 뛰어드는 건 너무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삼성전자 윤부근 TV부문 사장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시장이 있으면 어디라도 간다는 게 우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저가 TV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전시회에서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보급형 TV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32인치는 물론이고 40인치대의 대형 저가 TV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위)원더걸스는 삼성 전시관에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CES 2012'의 삼성전자 전시관에 걸그룹 원더걸스가 깜짝 등장했다. 원더걸스는 이 자리에서 신곡'더 디제이 이즈 마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사진 아래)김장훈은 LG 전시관에 11일 'CES 2012' 전시회의 LG전자 전시관에 가수 김장훈씨가 등장했다. 김장훈씨는 'LG 시네마3D 스마트TV'로 기아·빈곤 구제를 위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위피드백(WeFeedBack)'을 시연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2인치 저가 TV는 50만원대로, 대형마트의 제품보다 5만~10만원 비쌀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32인치 LED TV는 하이마트 등 대형 가전판매점에서 80만원대에 팔리고 있는데, 이보다 20~30%가량 싸질 것이란 예측이다.

유통업체의 공세에 불편한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간 250만대 정도 팔리는 국내 TV 시장의 98%를 장악하고 있다. 삼성·LG 입장에선 적정 수준의 TV 가격대를 유지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2년 전부터 중국 하이얼이 한국 시장에 진입, 50만~60만원대의 32인치 TV를 내놓고 저가 시장을 공략했지만 두 회사 아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트가 작년 10월 5000대 한정 수량으로 내놓은 '반값 TV'가 이틀 만에 모두 팔리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옥션·홈플러스·GS샵·11번가 등이 44만9000~49만9000원짜리 기획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저가 TV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예컨대 지난 11일 판매를 시작한 온라인쇼핑몰 11번가의 쇼킹TV(32인치·판매가 44만9000원)는 판매 개시 하루 만에 준비했던 2000대가 모두 팔렸다. 이마트 등은 40인치대의 대형 TV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저가 TV 시장 더 커진다

이서현 부사장도 CES전시관 방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이 11일 CES 전시장을 방문해 삼성전자의 55인치 OLED(발광다이오드) TV를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LG전자·하이얼 등 다른 회사 전시관도 둘러보며 제품들을 비교 분석했다.

반값TV 열풍이 불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2인치 TV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하이마트의 집계 결과, 두 회사의 작년 12월 판매량(32인치 LED TV)은 9~11월의 평균보다 10% 정도 늘었다. 반값TV가 화제가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TV가 싸다'는 인식을 줘, 소비 욕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연말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있어, 디지털TV 수요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날로그 TV를 디지털TV로 교체하는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는 저가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도 저가TV 시장 공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 TV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처음엔 '중소기업 TV가 싸다고 덥석 사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