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석유화학업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증권시장에 상장된 관련주들은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대표업종으로 등극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제상황이 다소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2012년에도 석유화학업종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물가안정에 대한 부담감에 정유업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봤고, 2011년 1분기와 비교해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부진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물가안정 정부압박에도 사상 최대 실적
2011년 한해 석유화학업종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기록했다. 특히 1분기엔 석유화학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줄지어 기록했다. 1분기에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점차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가에서의 수요도 늘어나면서 석유화학회사들의 마진율이 크게 개선됐다. 화학제품의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제품값이 상승하게 된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약 30% 가량 오르면서 원가를 제품가에 반영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석유화학업종의 실적규모도 좋아졌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1분기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긴축정책이 시작되면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시장이 위축됐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석유화학부분 연구부장은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서도 중국 등 신흥국가 수요에 힘입어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중국의 긴축정책에 하반기는 주춤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기름값을 인하하라는 정부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실적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2011년 4월부터 3개월 간 리터당 100원씩 할인해 기름을 판매하기로 하면서 일부 정유업체는 내수 정유부문에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정유사들에 투자할 경우, 물가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석유화학업종, 2012년에도 잘 나간다"
2012년도 수출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종은 '그래도 잘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망기관이나 전문가별로 상대적으로 잘될 것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는 경우는 있었으나 대체로 좋을 것으로 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중국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완만한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훈 연구위원은 "추가 증설에 따른 공급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우리 주요 수출지역이 신흥국 중심으로 이미 전환돼 중국·인도·베트남·러시아 등지에 대한 물량이 많기 때문에 2012년 1분기에 저점을 기록한 뒤 완만한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국내 기업들이 이미 고부가 제품중심의 사업구조로 개편했기 때문에 2012년에도 양호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상반기까지 종합화학기업 7곳의 평균 영업익이 11.1%를 기록하는 등 수출액과 수익성이 개선추세를 걷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2012년에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PX, EG, 카프로락탐 등 합섬원료 계열 제품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석유화학부문 연구원은 "특히 프로필렌 계열, 부타디엔 계열, BTX 계열 제품으로 수익 내는 기업은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