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그램매매 중심축에 서며 증시 꼬리를 뒤흔들던 외국인의 영향력이 축소됐다. 외국인을 대신해 프로그램매매 중심축으로 우정사업본부가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프로그램 매매로 중심축이 지난 2009년 기관에서, 2010년 외국인으로, 또 이번 2011년에는 국가·지자체로 넘어오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옵션만기일 사태처럼 앞으로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로 증시를 뒤흔드는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작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매에도 매도물량을 대거 출회하며 증시를 뒤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범인으로 지목되곤 했다. 지난 2010년 11월 11일 옵션만기일, 장 막판 10분에 증시를 50포인트 떨어트린 외국인들의 매물폭탄도 '프로그램매매 차익거래' 매물이었다.

프로그램매매란 컴퓨터에 미리 조건을 입력해 두고 주식을 대규모로 사고파는 매매 방식을 말하는데, 차익거래란 현물(現物)시장에서 팔면 선물(先物)시장에서 사고, 현물시장에서 사면 선물시장에서 파는 방식의 거래를 말한다. 즉 현물과 선물 간의 가격 차를 이용해 보다 싼 자산을 사고, 비싼 자산을 파는 거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 기준 프로그램 매수 차익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체는 국가·지자체였다. 비중은 55%. 매도 차익거래에서 또한 53%였다. 이는 지난 2009년 매수·매도차익거래 매매에서 국가·지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했고 작년에는 3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국가지자체는 우정사업본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펀드운용사와 같은 기관과 달리 국가기관으로 분류돼 증권거래 시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아 투자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정사업본부가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안 외국인의 힘은 약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매수·매도차익거래에서 45%가량을 차지하던 외국인은 올해는 매수·매도차익거래에서 27~30%의 비중만을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증시 상황이 불안해 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은 거래세도 문제지만, '환차손'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차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 것이다. 지난해 말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134원 선이었지만, 23일 기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150.4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월 환율은 한때 1190원까지 치솟았었다.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 증시에서 주식으로 수익을 얻어도 외국인들은 환차익 대신, 환차손을 보게 된다.

지난 2009년 매수·매도차익거래의 90%를 차지하던 기관은 2010년 24%로 비중이 큰 폭으로 축소되더니 올해는 매수·매도차익거래의 17~18%로 가장 적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펀드운용사를 포함한 기관은 2010년부터 증권거래 시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라며 "세금도 비용의 한 부분으로 차익거래 시 세금 이상의 차익을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기관이 차이거래에 투자를 하게 돼 비중이 점차 축소됐다"고 말했다. 올 들어 증시상황이 불안해 장을 예측하기 어려워 차익거래가 줄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