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철강은 수출 한국을 이끄는 대표적인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다. 2011년에는 글로벌 재정위기와 소비위축 등으로 불안한 한 해를 보냈지만 조선은 지난해 보다 수출이 17.9% 늘고 철강은 34.1% 증가했다. 조선과 철강을 합친 수출액만 9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 들어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둔화의 여파로 조선산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선산업의 후방산업인 철강산업도 이로 인한 악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조선산업은 2012년 세계 경제 침체가 이어지며 선박 발주가 크게 줄며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철강도 원재료값 상승과 환율 불안이 예상되며 2011년보다 힘든 시기를 헤쳐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낸 조선·철강산업
조선산업은 2011년에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을 다시 제치고 조선산업 세계 1등의 자리를 되찾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조선협회 9개 회원사의 2011년 2분기 신규수주는 1분기의 두배인 519만CGT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70% 수준에 불과하지만 2010년부터 이어지던 회복세가 본격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LNG선, 드릴십, FPSO 같은 고가의 특수선은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했던 영향이 2011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등 국내 조선 3사는 영업이익이 2010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선산업의 후방산업인 철강산업도 복잡한 한 해를 보냈다. 생산과 재고, 출하 지수가 모두 여섯 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면서 호황 국면을 유지했고, 수출증가율도 30%를 웃돌았다.
하지만 정작 철강업체들의 실적은 바닥을 맴돌았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와 환율 상승, 해외철강 업체들의 덤핑 수출 등 악재가 잇달았다. 한 마디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한 해였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현대제철은 3분기에 나란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도 수출 확대로 매출이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순이익은 2010년보다 80% 정도 줄었다.
◆ 2012년에는 더 어렵다
2012년에는 조선산업과 철강산업 모두 2011년만큼이나 다사다난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조선산업은 세계 경제 침체로 선박 발주가 크게 줄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위기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의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유럽선사들 일부가 우리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을 취소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2012년 선박 수주 여건이 2011년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해양에서 석유나 가스를 시추하는데 쓰이는 드릴십, FPSO 등 해양설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조선업 수주는 하반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해양플랜트와 일반 상선, 대형 조선사와 소형 조선사의 양극화가 2012년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철강산업도 2011년보다 힘겨운 한 해가 예상된다. 선진국의 경기 둔화로 전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이 5.5%에 그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철강 수출증가율도 1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조선 등 철강을 주로 사용하는 산업들이 2012년에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여 철강산업도 어려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는 2011년에 예정한 투자 규모를 1조3000억원 축소했고, 2012년에도 투자 규모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료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철강업체들의 실적은 2011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장은 "2012년 철강산업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은 안정되겠지만, 내수시장에서 부진이 예상된다"며 "기업은 해외마케팅 강화로 수출시장을 유지하고, 정부는 내수를 진작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