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을 구성하는 입자 가운데 가정만 있을 뿐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던 '힉스'입자가 발견됐다는 소문이 외신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만일 힉스입자의 존재가 입증되면 현대 물리학의 토대가 비로소 완벽히 검증된다는 점에서 과학계는 '과학사의 일대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8일 과학계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문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 입자물리학에서는 양성자, 중성자 등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갖게 하는 '힉스'라는 입자의 존재를 가정해 왔다. 힉스가 없다면 우주의 질량은 '0'이다.
우주의 진화와 물질의 근원을 설명하는 '표준모형'에 따르면 물질은 쿼크 6개와 렙톤 6개, 이들을 묶는 힘(보존) 4개와 힉스로 구성된다. 1964년 주창자인 영국 에든버러대 힉스 교수의 이름을 딴 이 입자는 다른 입자들과 달리 아직까지 검출되지 않았다.
힉스는 양성자가 충돌할 때 아주 짧은 순간(10의 25제곱분의 1초) 존재했다가 붕괴된다. 따라서 양성자를 전자기장 안에서 빛 속도의 99.97% 이상의 속도로 날려 서로 부딪치게 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하면 양성자 질량의 100∼200배 정도로 추정되는 힉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의 과학자들은 총 50억 달러를 들여 거대강입자가속기(LHC)라는 검출장치를 건설하고 힉스 입자를 찾기 위한 실험을 2009년부터 진행해왔다.
그런데 10월말 끝난 올해 실험 결과를 정리하던 과학자들이 LHC 검출기의 두 곳에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현상을 뒤늦게 발견했다.
힉스 입자가 있을 것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에너지 영역인 125Gev(전자볼트) 대역에서 신호가 포착됐다.
전 세계 과학계는 CERN이 13일(현지시간) 개최하는 올해 연구 성과 공개 세미나에서 힉스 입자와 관련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도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힉스가 발견됐을 것이라는 소식을 빠르게 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ERN이 올해까지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힉스 입자를 완벽하게 입증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는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려면 통계오류가 100만분의1(5시그마) 이하여야 하는데 검출장치 하나에선 3.5시그마, 또 다른 장치에선 2.5시그마로 나타났다"며 "실험 결과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등과학원 전응진 교수는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하려면 5시그마 정도 통계오류가 나와야하지만 올해 연구 결과는 3시그마 안팎에 불과하다"며 "이는 증후나 현상 포착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CERN이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아무도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며 "분명한 것은 연구 성과가 해마다 축적되고 있는 만큼 내년도 연구에선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계 노력에도 힉스 입자가 결국 발견되지 못하면 현대 물리학의 토대인 '표준모형'의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 2011.12.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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