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제네시스 프라다’가 예상 밖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 사실상 '실패한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5월 출시한 럭셔리 대형세단 제네시스 프라다의 판매가 당초 국내 판매 목표치인 1200대에 못 미치는 3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총 2000대(국내 1200대·해외 800대) 한정으로 판매한 모델로 출시 당시 딜리버리(운송) 전용 화물차와 쇼룸(서울 청담 ‘비욘드 뮤지엄’)을 마련하는 등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올해 5월 서울 청담동 제네시스 프라다 쇼룸(비욘드뮤지엄) 앞에서 모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선 제네시스 프라다의 실패 원인으로 높은 가격을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의 가격은 7900만원으로 일반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6290만원)보다 1610만원이 더 비싸다”면서 “제네시스 프라다의 배기량이 일반 제네시스 모델(3.8L)보다 큰 5.0L이지만, 그 정도의 배기량 차이 때문에 1610만원을 더 지불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비싼 수리비도 문제다. 제네시스 프라다 모델은 현대차가 프라다와 공동 개발한 특수컬러 페인트를 사용, 일반차량에 비해 도장(塗裝) 비용이 비싸고, 도장작업에 걸리는 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청담동 제네시스 프라다 쇼룸(비욘드뮤지엄) 앞에서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프라다를 구입한 고객에게 전담 운송 트럭을 통해 차량을 인도하는 VIP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공식서비스센터와 마포의 한 카센터에서 제네시스 프라다의 운전석 도어교환 비용에 대해 문의한 결과 부품비용이 일반 제네시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도장이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도장에 쓰이는 페인트는 프라다 측과 공동개발한 특수컬러(검정·파랑·갈색) 제품으로 공급이 부족해 수리를 위한 대기기간이 길고 비용도 비싸다는 설명이었다.

현대차 공식서비스센터 도장팀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라고 해서 부품비용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페인팅"이라며 "보통 제네시스의 경우 도어(운전석) 교환비용이 80만원 정도지만, 프라다 모델은 페인트 값이 비싸 100만원은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 카센터에선 아예 '수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반 카센터나 공업사의 경우 제네시스 프라다의 염료를 구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프라다 고객의 경우 작은 흠집 등 전체도색이 필요없는 경우에도 비싼 값에 수리를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다양한 실내 인테리어 사진.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까지 300여대(11월말 기준)가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네시스 프라다의 판매대수의 경우 판매량이 적어 내부적으로도 숫자를 공개하기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 모델의 경우 가격의 20%를 이익으로 남긴다 해도 300여대의 판매실적으로는 본전도 건질 수 없다”면서 “제네시스 프라다는 사실상 실패한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중고차가 나돌기 시작하면서 ‘명품’이라는 자존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