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경제성장률 3.5%…2009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 지속
- "내수 둔화되며 성장 정체..향후 민간소비ㆍ설비 투자 주목"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내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발표보다 상향 수정되고, 국민 소득은 두 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지만, 민간 소비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빚부담과 소득 정체로 향후 소비 전망도 좋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 3분기 GDP 증가율, 1%포인트 상향 된 3.5%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치)을 보면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공개된 속보치(3.4%)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증가율은 2009년 3분기(1.0%) 이후 최저치를 지속했다.

GDP는 전기 대비로 0.8% 증가했다. 이 역시 속보치(0.7%)보다 상향 수정된 것이지만, 지난해 4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경제 활동별로 제조업은 전분기보다 1.4%, 건설업은 3.5%, 서비스업은 0.3% 성장했다. 지출 항목별로 민간 소비는 0.4%, 건설투자는 1.8%, 재화수출은 1.6%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부진해 0.8% 감소했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내수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전체적인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정체됐다"며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와 같은 내수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수 전망과 관련해서는 "승용차 내수 판매 등이 좋지 않았다"며 "현재 민간 소비 성장률이 0.4%밖에 안되는데 앞으로도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 부채 부담에다 소비 증가세가 높지 않아 소비 주체의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 GNI, 두개 분기 연속 증가…전기 대비 교역 조건 나아진 영향

이날 함께 발표된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8% 늘었다. 지난해 2분기(1.3%)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으로, 두 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정영택 부장은 "전기 대비로 본 교역 조건 문제가 나아졌기 때문에 개선됐을 뿐, 특별히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생산 활동이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속도를 파악할 수 있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지만, 내수 디플레이터는 4.0% 뛰며,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최고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원자재 값이 상승해 수입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정 부장은 설명했다.

3분기 총 저축률은 31%로 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종 소비 지출(1.6%)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1.1%)보다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 국내 총투자율도 28.8%로 전기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