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서해를 잇는 국내 최초의 내륙 운하인 경인아라뱃길에 화물선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0t급 화물선 야나세호가 4일 오후 제주도에서 생수 900t을 싣고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처음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도시로 농산물과 중고차·철강 등을 실어나를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달 말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중고자동차 운송선이 러시아, 동남아시아로 떠나고 내년 2월부터는 중국 등지로 가는 컨테이너 선박이 운항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시범 운항에 들어간 지 한 달을 맞은 유람선은 지금까지 총 2만6000여명이 승선해 하루 평균 860명이 뱃길을 이용했다.

경인아라뱃길 화물선 시범 운항이 실시된 4일, 제주도에서 올라온 생수 900t을 실은 2000t급 화물선 야나세호가 인천광역시 계양구 목상교 인근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내년 5월 정식 개통되면 화물선 10척과 여객선 9척이 뱃길을 오가게 된다"면서 "아라뱃길이 관광·레저기능뿐만 아니라 수도권 친환경 물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착공한 지 2년8개월 만에 시범 운항에 들어간 경인아라뱃길은 총 사업비 2조2500억원이 투입된 '인공 수로'다. 정부와 수자원공사 측은 현재 시범 운항 중인 아라뱃길 운항이 본격화되면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는 입장이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에는 매년 컨테이너 93만TEU, 모래 1000만t, 자동차 6만대, 철강재 57만t을 수송하는 수도권 물류 허브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공 임성호 운영기획팀장은 "부산에서 수도권까지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것보다 컨테이너 하나당 운송비를 6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며 "인천항의 보조 역할을 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물류의 상당량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라뱃길이 서울로의 접근성은 좋지만, 주변의 인천·평택항에 비해 물류시간이 더 많이 걸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서울 한강의 행주대교 남단에서 서해까지 이어진 아라뱃길의 총 길이는 18㎞. 자동차로 30~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선박으로 이동하려면 갑문 통과시간(약 30분)까지 포함해 2시간은 족히 걸린다.

수도권의 한 물류업체 사장은 "수로가 얕아 최대 4000t급 이하 선박만 오갈 수 있고 육로로 이동할 때보다 시간이 3~4배가량 더 걸리는 게 단점"이라며 "다만 수도권에 집중되는 물동량 중에 서울과 경기 서북부지역으로 실어나르는 화물을 분산하는 데는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napshot] 경인아라뱃길, 화물 운송 제대로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