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총 표 대결 직전 극적으로 타결됐다.

하이마트 최대 주주인 유진그룹과 하이마트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 개회 5분 전에 "유경선 유진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각자 대표를 맡아 하이마트를 경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합의로 임시주총에서 표결에 부친 '유경선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무난히 통과됐다. 또 오후 6시부터 열린 이사회에선 당초 상정된 '선종구 대표이사 개임(改任)'안이 철회됐다. 유경선 회장은 "모든 것이 잘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짤막하게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복수의 대표이사가 각각 단독으로 대표이사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이다. 하이마트는 지난 10월부터 2명의 대표이사(유경선·선종구)가 합의해 의사를 결정하는 공동대표 체제였고, 1·2대 주주인 두 사람이 서로 단독 대표이사를 맡겠다고 주장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하이마트는 앞으로 유 회장과 선 회장이 역할을 분담해 각자 경영에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 회장이 재무 쪽을 총괄하고 선 회장은 영업 부문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주총 하루 전까지도 상대방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날 선 공방을 벌였던 양측이 막판 합의를 이뤄낸 배경은 '표 대결에서 승리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유진 쪽은 선 회장을 몰아낸다 해도 임직원들의 반발로 원활한 회사 경영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고, 선 회장 측은 표 대결에서 승산이 적은 데다가 최대주주를 배제하고 단독 경영권을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국은 면했지만,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이 '종전(終戰)이 아닌 휴전(休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 유진그룹과 선 회장이 경영의 주도권을 놓고 충돌할 개연성이 다분하고, 상대 영역에 대한 경영 간섭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내분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를 결정했다"며 "시간을 갖고 경영권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