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건설업계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시공 능력 평가액 1~10위의 대형 건설사를 포함한 국내 건설회사 68곳이 최저가 낙찰제 공사를 따내려고 허위 서류를 냈다가 적발돼 무더기로 징계를 받게 됐다.
조달청은 지난 28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공사 금액 300억원 이상의 최저가 낙찰제 공사 입찰 과정에서 허위 증명서를 제출한 68개 건설사를 적발해 부정당 업체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부정당 업체로 지정되면 최장 1년간 정부가 법으로 정한 공공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이 발주하는 공공 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조달청은 허위 서류 제출 건수가 많은 4개사에 9개월, 39개사는 6개월, 25개사는 3개월의 입찰 금지 처분을 각각 내렸다. 해당 건설사는 다음 달 13일부터 공공 공사 입찰이 금지된다.
이 업체들은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덤핑 입찰'을 막기 위해 마련한 입찰 금액 적정성 심사(일명 저가 심사)를 통과할 목적으로 시공 실적 확인서, 세금 계산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달청 외에 LH·도로공사·지방자치단체 등 다른 공공 기관도 허위 서류 제출 업체를 일부 적발한 것으로 알려져 입찰 금지 업체가 90여곳까지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허위 서류 제출이 2006년 5월 저가 심사제 도입 이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인데 뒤늦게 제재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A건설 관계자는 "허위 서류 제출은 분명히 잘못한 일이지만 최저가 낙찰제 자체의 문제점도 많다"고 주장했다. 최저가 공사는 입찰 금액으로 실제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하는 서류만 1000페이지를 넘고 내용 자체도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한 대형 업체 관계자는 "1000억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 철근과 시멘트, 페인트 등 자재가 수천 개 있는데 평균 단가보다 낮게 써낸 건 다 증명서를 내야 한다"면서 "발주처에서 확인하지도 않는데 낭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조달청도 지난 6월 최저가 공사 입찰 때 시공 실적 증명서와 세금 계산서 제출 의무를 폐지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공 공사 수주가 중단되면 부도 위험에 몰리는 기업이 늘어나고 신인도 하락으로 해외 공사 입찰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법원에 입찰 제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등을 낼 것으로 알려져 실제 제재가 집행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입력 2011.11.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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