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만원(2001년)→318만원(2004년·대리 승진)→665만원(2008년·과장 승진)→783만원(2011년·연봉 8856만원)

1999년 대학을 졸업하고 L증권사에 입사한 김모(38) 과장의 월급명세서다. 직장생활 12년째인 그는 "예전에는 여성들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드물어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내가 입사할 때는 남녀 차별이 거의 사라져 남자들과 당당히 겨뤄 입사했다"고 했다. 실제 직장에서 고위직 40·50대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 대기업의 경우 부장급에 7명이 있고, 차장 1243명 중에서도 여성이 고작 17명이다. 이들은 모두 40대 여성이다. 직원이 4000여명인 한 통신회사를 보면 부장은 여성이 6명에 불과하지만 30대가 주류인 매니저급에는 600명(14%)이나 된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된 여성 직장인 458만7907명의 월급을 연령별로 조사한 결과 30대 여성의 평균 월급이 226만여원(연봉 2718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0대 208만원, 50대 188만여원, 20대 188만여원, 60대 144만여원 순이었다. 30대에 평균 월급이 가장 높은 이유는 의사·변호사·회계사 같은 전문직 여성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의사·변호사 등에 여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지만 본격적인 진출은 1990년대 후반이다.

전문직에서 30대 여성들의 위치는 뚜렷하다. 의사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2%인 2만3000여명. 그중에서 20·30대 여성 의사가 60%인 1만3903명를 차지한다. 변호사들도 마찬가지. 여성 변호사는 1700여명이지만 20·30대가 77.6%일 정도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일수록 억대 연봉자들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많은 곳은 남녀 월급 차이가 없는 공무원·교사들이다. 공무원들 중 40대는 남녀 비율이 2대 1 정도로 남자가 훨씬 많다. 하지만 30대는 여성이 18만명으로 남성보다 1만명이 더 많고, 20대는 여성이 11만명으로 남성보다 7만명이나 더 많다. 여성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음을 알리는 징표들이다.

여성 억대 연봉자는 2만8600명이었다. 40대가 1만1600명으로 가장 많다. 30대가 7900명으로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50대(6300명)를 앞질렀다. 60대 이상은 2200명, 20대는 530명이었다. 여성 억대 연봉자 중에서 40대가 많은 것은 영업직에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험아줌마'로 불리는 보험설계사들 중 억대 연봉자가 1만명을 넘는다. 개인 사무실을 두고 비서 두 명을 채용한 이모(53)씨는 "매달 평균 5건 이상 새 보험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므로 한 주(週)를 '월화수목금금금'일 정도로 일한다"고 말했다. 카드 모집인(카드 플래너)도 억대 연봉자들이 늘고 있다. 현대카드는 72명, 신한카드는 60명이나 된다. 이 정도가 되려면 한해 평균 1300명분의 카드를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대기업 등에서 임원으로 진출한 여성들은 아직 손에 꼽을 정도지만 30대 후반 여성들이 차장·과장급에는 많이 포진되어 있어 앞으로 10년 이내에 직장인들의 월급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성들은 아직 저임금자가 많다. 100만원 이하를 버는 전체 근로 소득자(213만명)를 보면 여성(122만명)이 남성(91만명)보다 훨씬 많다. 자녀 교육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나선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40대 여성이 36만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26만명, 30대 25만명이다. 4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 있는 여성은 전체 30대 여성 직장인 11명 중 1명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