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놓고 1·2대 주주들 간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마트##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유진그룹이 경영권 독점을 시도하자 하이마트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해버리겠다는 강경 입장을 내놨다.

유진그룹 측에서는 선종구 회장이 주요 임원들을 꾀어 새 회사 창립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픽=조경표

◆ 하이마트 임직원 "대표이사 교체 시 우리사주 전량 매각"

하이마트 임직원들로 구성된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결의식을 갖고, 이날 오후 6시까지 '대표이사 개임(改任)' 이사회 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인수 당시 창업자인 선종구 회장에게 경영을 맡긴다고 약속했고 이 때문에 선종구 회장도 전 재산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며 "이제 와서 공동대표 선임에 이어 정기주총을 두 달 앞두고 무리하게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를 바꾸려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에서 선종구 회장이 해임되고 유진이 경영하게 될 경우, 하이마트 경영진과 우리사주 조합직원 모두는 우리의 소중한 재산을 부채가 많고 부실한 유진에게 맡길 수 없어 (보유 지분을)전량 매각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앞서 오는 30일로 예정된 하이마트 이사회의 안건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공동대표) 재선임'에서 '대표이사 개임'으로 변경했다. 비대위는 개임 안건에 대해 선종구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유경선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이마트는 선 회장과 유 회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 하이마트 손 들어주는 기관투자자 증가

한편, 하이마트와 유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자 기존 하이마트 기관투자자 중에서는 창업자인 선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주주총회 안건인 이사선임의 건에 대한 의견을 '반대'로 정정했다.

삼성운용은 기존 21일 공시 때는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시했었다. 그러나 안건이 '각자 대표이사 선임'에서 '대표이사 개임'으로 바뀌면서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운용은 하이마트 지분 1.7%(40만1862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운용에 이어 0.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칸서스운용도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통 부문 경험이 없는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경영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유진이 최대주주로 남되 경험 많은 선 회장이 경영을 맡는 게 투자자들이 원하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 유진 "선 회장이 경쟁사 차리려 했다" Vs 하이마트 "명백한 거짓"

양 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상대방을 향한 비방과 흑색선전도 난무하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하이마트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지난 11월 18일에 소집된 긴급 임원회의에서 선 회장 자신이 하이마트를 떠나 새 회사를 차릴 것이니 임원들은 11월 21일 월요일까지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다"며 "현직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망가뜨리겠다는 그러한 발언에 이르러서는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하이마트는 이제 선종구라는 개인의 회사가 아니다"며 "거래소 상장 전에도 대주주인 유진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재무적 투자자인 주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측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선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유진이 경영을 맡게 되면 자신의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했을 뿐이며 "이때 지분을 같이 처분하고 싶은 임원이 있다면 자신과 똑같은 조건으로 팔수 있게 해 주겠으니 21일까지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