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객들이 제기했던 현대자동차##그랜저HG 배기가스 유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는 24일 출고된 지 3년 이내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 실내유입 실험결과 현대차 그랜저HG를 비롯한 국산차 13개, 수입차 4개 모델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그랜저 HG 모델에 대한 배기가스 실내유입문제는 지난달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제기됐다.

그랜저 실험결과

현대차는 당시 문제가 있는 차량에 대해 무상으로 개선부품을 제공했고 신차의 경우 지난달부터 개선부품을 장착해 출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그랜저HG의 경우 여전히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자동차성능연구소의 조사는 그랜저 HG 이외에 국내 운행 중인 3년 이내의 출고된 차중에서 무작위로 선별해 국산 13개, 수입 5개 차종을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시험방법은 차량의 실내 공기조절장치 스위치를 내기모드(외부공기가 유입되지 않는 상태)로 설정하고 시속 100~140㎞ 속도로 30여 분간 급가속·감속을 반복하는 가혹주행 상황을 재연했다.

그 결과 차량이 고속주행을 할 경우 배기구 부분에서 발생하는 공기 소용돌이(와류)가 트렁크 환기구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연구소 관계자는 “그랜저 HG(2.4·3.0·3.3 모델)의 경우 3개 차종의 5대를 실험한 결과 일산화탄소가 12.1~36.7ppm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국민이 계속해서 불안해하기 때문에 오늘 실험 데이터를 공개한 것으로 향후 의료전문가와 함께 인체유해성을 추가 검토해 다음 달 15일까지 결함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작위 실험결과

아울러 이번 조사결과 문제가 된 브랜드는 현대차 이외에도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 4곳과 미쓰비시, 벤츠, 아우디, 혼다, 토요타 등의 수입차 브랜드가 있다. 기아차의 K5의 경우 21.0PPM으로 그랜저외에 국산차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수입차의 경우 미쯔비시 이클립스가 70.7ppm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결과로 국내 운행 중인 차량 전반에 대해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 조사의 필요성을 느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시정조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주기적 외부순환모드를 사용하여 환기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 대형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산화탄소의 경우 몸 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해모글로빈과 결합하는 속도가 산소보다 250~270배 빠르기 때문에 장시간의 노출은 졸음이나 저산소증을 유발한다"면서 "건강한 사람이 아닌 심장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 저농도의 상황에서 쇼크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방법

이번 결과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문제가 된 그랜저에는 ‘속도감응형 공기 자동순환 제어장치’를 추가로 적용해 배기가스 실내 유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속도감응형 공기 자동순환 제어장치는 내기모드를 선택한 상태에서 자동차 실내외의 압력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시속 120㎞ 이상부터 작동하게 된다. 만약 이 장치가 작동하게 되면 운전자가 외기모드로 전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실내외 공기 압력차를 줄여줌으로써 배기가스의 실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