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물가안정목표제 달성에 대한 한은 책임성 강화해야"
정부의 경제정책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 1년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물가안정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두고 있는 한은이 물가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책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김태봉·이한규 KDI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정책금리 결정행태 분석 및 통화정책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통과정책은 통상적인 기준에 비춰 물가안정에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정책금리 결정행태에 관한 실증분석을 한 결과, 통화정책은 경기여건과 주택가격 등에 대해서는 선제적 형태를 나타냈으나 물가상승에 대한 대응은 충분히 적극적이 않았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 2001년부터 2008년 동안의 정책금리 결정을 실증분석한 결과, 물가보다는 경기변동에 더욱 민감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총산출갭에 대한 (정책금리의)반응계수가 0.5~0.7로 추정됐으나, 물가상승률에 대한 반응계수는 0.3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반응 계수에 기초해 추정한 적정 정책금리는 지난 10월 현재 3.53%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25%보다 0.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통상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더 올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이 금리인상에 더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KDI는 올해 연 평균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서면서 3±1%로 돼 있는 물가안정목표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KDI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함에 따라 물가당국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가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향후 물가상승 기대 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고 했다. 또 "물가상승 기대수준이 높아질 수록, 이를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더 큰 규모의 실물경제 위축이 요구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물가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KDI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물가안정에 대한 통화당국의 책임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물가안정목표제 달성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