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외벽이 통유리로 번쩍이는 멋진 건물이 하나 들어섰다. 지하 3층·지상 4층인 이 건물은 수입차인 BMW 서비스센터다.
BMW코리아의 딜러인 한독모터스가 경부고속도로 판교IC 부근 노른자위 땅을 사들여 연면적 1만1880㎡(3594평) 규모의 이 서비스센터를 짓는 데 투자한 돈은 무려 700억원. 워크베이(작업장) 70개, 월 5000대 수준의 정비 능력을 갖추고 있어 수입차뿐만 아니라 국산차까지 포함해 단일 서비스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서비스 차별화에 목숨 건 수입브랜드
수입차가 연간 판매 10만대 시대로 접어들면서 각 수입차 회사들은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한 번 우리 차를 산 고객들이 3년, 5년 뒤에 또 우리 차를 찾게 만들려면 서비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10위권인 푸조도 서울 성수동에 지하 4층·지상 7층짜리 대형 서비스센터를 열고 서비스로 차별화 시도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숙련 기술자들을 동원해 유리에 돌이 튄 자국이나 구멍 난 시트, 스크래치 등 작지만 신경쓰이는 부분을 새 차처럼 손봐주는 '스몰 리페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급감하고 있다. 작년 한국소비자원에 제기된 소비자의 결함 신고건수는 140건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10월까지 신고건수가 절반 이하(68건)로 떨어졌다. 수입차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되거나 확산되지 않도록 서비스센터에서 대부분 해결해주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과점에 안주하는 국산차…허술한 서비스 눈총
국산차 상황은 정반대다. 올 1~10월 접수된 불만 신고가 작년보다 4.6% 오히려 늘어났다. 국산차들이 서비스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차량의 문제점을 알고도 숨기기 급급한 구태가 이어지면서 해당 브랜드 서비스센터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한국소비자원에까지 넘어온 것이다. 소비자원이 작년부터 올 3월까지 자동차 회사가 결함을 알고도 무상수리를 2개월 이상 미룬 사례를 집계한 결과 14건이었다. 업체별로는 기아차가 6건, 현대차가 4건, 르노삼성·렉서스·아우디·링컨이 각각 1건이었다.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만큼만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줘도 불만의 상당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 80%의 독점적 지위에 안주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에서는 '환상의 서비스'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에서 쏘나타를 사면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10년·10만 마일(약 16만km) 보증을 받을 수 있다. 혼다·닛산(5년·6만 마일)은 물론이고, 렉서스(6년·7만 마일)보다도 긴 업계 최고다. 그만큼 오랫동안 품질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반떼·쏘나타부터 에쿠스 기본모델까지 모두 5년·10만km 보증이 최고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 김종훈 연구위원은 "자동차는 2만개 이상의 부품이 결합된 복잡한 제품이라 완벽할 수 없지만, 문제가 생긴 뒤 늑장 대처하는 국내 업체들의 자세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