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능력 평가액 기준 40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임광토건이 17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그대家(가)'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임광토건은 일제 치하인 1927년 5월 국내 최초로 건설업 면허를 땄던 '임 공무소'를 모체로 하고 있다.
임광토건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함께 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관련 서류를 심사해 조만간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956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뀐 임광토건은 서울대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임광수 명예회장(2대 주주)에 이어 1996년부터 아들인 임재원 대표이사(최대 주주)가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1970년대 후반부터 주택 사업에 뛰어들어 서울 강남 지역과 수도권 1기 신도시에 활발하게 아파트를 공급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인천 그랜드, 여주 그랜드 등 골프장 개발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 충북 충주기업도시와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충청일보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임광토건은 IMF 외환 위기 때에도 적자를 내지 않았을 만큼 우량 회사로 꼽혀왔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도 작년까지 연간 4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꾸준히 흑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영난이 심화됐다. 건설 경기 침체로 공사 수주량이 줄고 지급보증을 섰던 일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 사업마저 줄줄이 좌초하면서 자금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매출액(101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2388억원)보다 57%나 급감했고 현재 PF 지급보증 잔액도 7700억원을 넘고 있다. 특히 2000억원에 이르는 경기도 화성시 반월지구 아파트 사업의 지급보증 채무 이행을 둘러싸고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최근 임광토건의 은행 예금과 부동산을 가압류하면서 유동성 압박이 가중됐다. 임광토건은 지난 3월 1100억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본사 사옥을 23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구 노력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광토건이 현재 시공 중인 아파트는 없어 일반 소비자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