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원 인사이트 미디어 대표

인사이트 미디어(ensight media)는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업계에서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앱)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가 만든 앱 24개 중의 12개가 세계 각국 앱스토어에서 5위 안에 들었다. 사진을 분류해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i사진폴더', 전 세계 5만여개 라디오 채널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알람' 등은 글로벌 마켓 전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인사이트 미디어의 유정원 대표는 앱 성공의 비결을 개발자들에게 돌렸다. 유 대표는 "꼼꼼한 기획자들이 집요하게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여유를 준 게 내가 한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사용자를 상대로 제품을 만들고, 이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매출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넘긴 i사진폴더를 예로 들었다.

"이건 지난해 4월에 2주 만에 뚝딱 만들어 본 거였어요. 개발자가 '아이폰은 사진을 폴더로 관리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며 그냥 만들어봤죠. 발표하고 나니 일본·중국·유럽 할 것 없이 전 세계에서 폭발적 반응이 밀려오더군요."

유 대표와 개발진은 사용자들의 반응을 하나하나 정독했다. 이 반응을 바탕으로 꼼꼼한 재설계가 시작됐다. 프라이버시 보호, 무선인터넷을 통한 사진 추가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갔다.

어떻게 개발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유 대표는 "개발자의 성과를 제대로 대우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에는 아르바이트로 들어와 세 달 만에 정직원이 되고, 또 세 달 만에 팀장이 된 개발자가 있다. 성공한 앱을 만든 개발자는 1년 만에 연봉이 2배로 뛰었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주면 성과는 따라온다"는 것이 유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다음·네이버·싸이월드·야후 등 국내 4대 포털을 모두 거쳤다. 대부분 카페·블로그 등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자리였다. 그는 "항상 일선에서 사용자들과 마주하다 보니 스스로 재미를 찾아서 일하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