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근 한국타미야 대표가 1대 12 비율로 축소된 노란색 엔초 페라리 모형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모형의 실제 차량은 399대 한정 생산됐으며 가격은 150만달러(약 17억원) 수준이다.

"제가 가진 차만 해도 1조원은 넘을 겁니다. 엔초 페라리만 3대 있거든요.."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한국타미야 본사에서 만난 김현근 대표가 엔초 페라리 모형을 보여주면서 한 말이다. 그는 "집과 사무실에 있는 자동차와 탱크가 한 500대 되는데 실제 차 값으로 환산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금액이다"면서 "가끔 친구들 만날 때 이번에 벤츠 2000대 들어왔다고 하면 깜짝 놀라워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타미야는 일본 업체로 전 세계 자동차 프라모델(조립식 장난감)·밀리터리(비행기나 탱크 조립식 장난감)·RC카(무선조종 자동차) 분야 1위 업체다. 하지만 한국타미야는 김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진 순수 한국 회사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일하던 김 대표는 지난 1996년 정원테크라는 금형 회사를 설립하고 타미야 일본 본사에 금형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사명을 한국타미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한국 내 총판업무를 시작했다.

김 대표의 집무실에는 많은 트로피가 놓여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00만불 수출탑'이었다. 한국타미야는 수입업체인데 수출탑이라니 의아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국타미야는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밀가공이 가능한 금형을 개발해 타미야 본사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1998년 회사 설립 2년 만에 400만달러 수출을 돌파하면서 받은 상"이라고 설명했다.

타미야 제품은 실제 자동차를 1:10, 1:12, 1:24, 1:35 등 일정비율을 정해 차량의 내·외관을 그대로 축소한다. 심지어 시트의 실밥까지 똑같이 재현한다. 가까이 사진을 찍으면 실제 차인지 장난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있다. 김 대표는 타미야 본사 내에서도 '능력자'로 통한다. 1990년대 중반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타미야 최고 히트작 '미니카 시리즈'가 그의 작품이다. 이 제품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는 등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김 대표는 한국타미야의 목표에 대해 "현재 제품 중 국산차를 모델로 한 차가 없는 만큼 국내 완성차업체들과 함께 쏘나타·K5 등과 함께 국산차 프라모델·RC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