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3%, 청년실업률 6.3%. 정부가 최근 발표한 9월 실업 통계다. 하지만 이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반인이 느끼는 실업률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원)는 이 괴리가 통계청의 설문 조사 방식의 결함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5월 KDI는 서울지역 20대 청년 1258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했다. 이들을 반으로 나눠 한 팀에는 통계청이 사용하고 있는 설문지를, 다른 한 팀에는 KDI가 만든 설문지를 돌렸다. 그 결과 통계청 설문지에 사실상 실업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친 반면 KDI 설문지에는 21%가 사실상 실업자라고 응답했다. 두 질문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일까.
◇질문 방식에 따라 사실상 실업자 4배 차이
통계청 질문지와 KDI 질문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취업 의사부터 물어보느냐, 아니냐다. 통계청은 매달 전국 3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고용·실업 상태를 조사할 때 "지난 4주간 직장을 구해 봤나"고 묻는다. 만약 통계조사원에게 "이력서를 내는 등의 구직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면 그다음으로 "지난주에 직장을 원했나"라고 물어본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취업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미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대답해 버린 사람들은 취업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낮은 응답률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KDI측은 설명한다. '일자리를 원한다고 하면서 이력서를 내는 등의 적극적인 구직활동은 하지도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싫어서다. 대신 KDI는 구직활동 여부 대신 취업 의사부터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취업이나 창업을 원하고 있나"를 먼저 물어본 뒤에 구직활동을 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 통계에는 준(準)실업자들이 빠져 있어
또 다른 차이점은 통계청의 질문 문항에서는 "지난주에 직장을 원했나"라고 묻는다. 하지만 '지난주'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 질문에는 소극적인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KDI는 통계청이 질문 방식을 바꿔 "현재 취업을 원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수경 KDI 연구위원은 "우리의 실업 통계는 취업과 실업, 실업과 비경제활동 인구의 중간 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며 "취업 의사 등 주관적 판단을 물어볼 때는 설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응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통계청이 설문 조사 문항의 미비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1.10.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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