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인터넷 서버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쓴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IT 업계의 대세가 됐다. 구글·애플·아마존 같은 미국의 거대 IT 기업뿐 아니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도 클라우드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의 서비스 운영 방식이나 지원 범위 등은 판이하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 보안 행사 'CSA 서밋 코리아'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팀 그랜스(Grans) 선임 연구위원은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하려면 관련 기술의 표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IST는 국제표준화기구(ISO)처럼 미국의 공업 분야 표준을 만드는 기관이다. 그랜스 연구위원은 이곳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표준안 마련을 맡고 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념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IT 업체들에 서버를 일정 부분 빌려주는 형태다. 두 서비스는 전혀 다르지만 모두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일단 클라우드란 무엇이고, 서비스 제공자는 어떤 의무가 있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어떤 권리가 있는지에 관한 것부터 정해야 합니다."
그랜스 연구위원은 표준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운용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맡긴 데이터가 정확히 어디에 어떤 식으로 보관되는지 고객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스 연구위원은 '데이터 이동성' 역시 필수적인 것으로 꼽았다. 클라우드 업체가 많아질수록 이 서비스에서 저 서비스로 옮겨다니는 사람이 많아진다.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사용자가 서비스 업체를 바꿀 때마다 일일이 데이터를 내려받아 다시 올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랜스 연구위원은 "데이터 이동성을 마련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비스 업체들은 사용자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옮기는 것이 번거로워서라도 자사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기를 바란다. 그는 이삿짐센터의 '포장 이사'처럼 앞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전해주는 서비스 업체까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클라우드 역시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자기가 쓰는 상품이 뭔지 잘 알아야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며 "이런 선택을 돕기 위해서라도 표준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