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영향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던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는 국면이다.
LG경제연구원이 18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 2월 톤당 1만190달러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면서 신흥국의 경제 위축이 우려되자 지난 9월 후반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10월 3일에는 톤당 7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구리 가격은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17일 현재 756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지난 4월 배럴당 120달러를 육박했던 국제유가도 지난 4일 9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17일 103.4달러까지 회복했다. 지난 3월 4일 564.61포인트를 기록했던 S&P 곡물지수는 지난 3일에는 424.31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448.95포인트까지 회복했다.
안전자산으로서 경제가 불안하면 오르기 마련인 금 값 역시 지난달 5일 온스당 1900달러를 육박했다가 이후 급락해 지난달 26일에는 16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다시 반등해 17일 현재 1675.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 투기자금의 안전 자산 회귀로 원자재 가격 급락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던 원인은 원자재 시장에 유입했던 각종 투기자금이 경제 불안을 이유로 이탈해 안전자산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비 실수요자의 순 매수 포지션이 일주일 사이에 13.9% 감소해 1억 3769만 배럴에 그쳤다. 반면 유로와 엔(일본), 파운드(영국), 캐나다 달러, 크로네(스웨덴), 프랑(스위스)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집계하는 달러 인덱스의 경우 지난 4일 80.1포인트 까지 오르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투자가들의 리스크 부담 능력이 약해지면서 고수익을 노렸던 투기 자금의 원자재 시장 이탈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신흥국 수요 있어 재폭락 없을 것
하지만 신흥국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실수요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재폭락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등 내수 규모가 큰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 재정위기에 따른 충격에도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재정·금융 위기 수습 노력과 함께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약해지면서 긴축기조 대신 성장 중심 정책을 펼 경우 원자재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지평 연구위원은 "신흥국과 선진국이 똑같이 1% 성장해도 신흥국은 선진국보다 많은 원자재를 필요로 한다"며 "신흥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다소 하락하더라도 원자재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