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름 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6일 유가정보제공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m)에 따르면 국내 평균 보통휘발유 가격이 지난 13일 기존 최고치인 4월5일의 리터당 1971.35원을 넘어선 뒤 매일 사상 최고치 행진이다. 16일 가격은 리터당 1974.65원까지 치솟았다.

서울지역 기름값도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값은 리터당 2047.11원으로 역대 최고치 2044.67원을 3원 가량 앞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국내 기름값 상승 원인에 대해 상반기와는 다르다고 분석한다. 상반기에 국제유가 오름세가 국내 기름값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최근 급등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9월 한 달간 10.6%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이 들여오는 국제유가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는 배럴당 110달러 아래를 유지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국제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점쳐질 땐 10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걸었다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국제유가는 사실상 가격이 상승했다"며 "이를 판매가에 전이할 수밖에 없어 국내 유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름값은 두바이 현물가의 추세를 2주일 정도 뒤에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름 값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105.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이후 6거래일 상승세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여전히 1100원 이상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56원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면 국내 기름 값의 인상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유업은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유가와 환율 동시 상승에 대비해 환 헤지나 선물환계약 등에 더 신경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