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회사원 김모(40)씨는 요즘 국제경제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빙빙 돈다.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당장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답이 안 서기 때문이다. 김씨는 "쏟아져 나오는 뉴스 중에서 내가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게 어떤 건지, 또 그에 따라 투자 지도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도통 가늠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글로벌 경제가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도 안갯속에서 헤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공포 심리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큰 흐름을 냉정히 읽고 판단을 내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음은 현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탈출해야 하는지 아닌지 참고할 수 있는 3가지 경고 신호와 그에 따른 생존법이다.

①재정적자로 디폴트 위기… 그리스 사태가 최대 변수

4분기(10~12월) 투자 전략을 짤 땐 '판도라의 상자'인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가 어떻게 수습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스 변수에 따라 4분기 자산시장도 크게 출렁거릴 수 있다. 그리스는 지난 2일(현지시각)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한 조건인 재정적자 목표를 올해와 내년에 달성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차 구제금융 650억유로 중 6차 지원분(80억유로) 집행 결정은 당초 3일에서 11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지원을 못 받으면 그리스는 부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가게 되면 2008년 리먼 사태와 맞먹는 충격파가 세계 경제를 때릴 것으로 전망한다. 재정위기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EFSF(유럽재정안정기금)를 기존 2500억유로에서 4400억유로로 키우는 방안이 지난달 29일 독일 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오는 11일 유럽 내 최빈국(最貧國)인 슬로바키아 의회 통과를 남겨뒀기 때문에 막판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설령 EFSF가 4400억유로로 커진다고 해도 추가 증액 문제는 남는다. 이탈리아·스페인까지 감안하면 EFSF가 8800억~2조5000억유로는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②주요국 3분기 성장률 상승 땐 불안감 완화

지난 2분기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3%(전분기 대비 연율)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5월에 제시한 전망치(3.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유럽 경제 우등생인 독일도 2분기에 성장률이 0.1%까지 떨어지면서 재정위기의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주요국의 3분기 성장률이 소폭이라도 상승한다면 세계 경제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데엔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미국의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가 51.6으로 전문가 예상치(50.5)와 전달치(50.6)를 모두 웃돈 것은 좋은 신호다. 그러나 경기 하락 압력은 여전히 높다. OECD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전망을 1.1%로 종전 예상치(2.9%)보다 크게 낮췄다. 9월 미국 개인소득은 전문가 예상을 깨고 2009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에 감소(-0.1%)로 돌아섰다.

③증세안 놓고 대치… 美 초당적 협력 시점 살펴라

현재 미국 워싱턴 정치권은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 증세안을 놓고 정면 대치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4470억달러 투입으로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해 경제를 살리겠다며, 그 돈을 부자들의 세금에서 충당하겠다고 제안했다.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조치를 없애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이에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경기침체기에 세금을 올리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찬물을 끼얹어 경제를 오히려 망치게 할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미국도 침체된 주택 시장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소비를 부양시켜야 하는 등 유럽만큼 갈 길이 바쁘다. 전문가들은 워싱턴 정가가 초당적으로 협력하지 않는 한 경제위기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채권형·배당형 펀드… 주가 영향 덜 받는 투자 유리

향후 투자 전략은 어떻게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주가에 영향받지 않는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에서 채권형 펀드는 1.5%로 국내주식형(-17.4%)·해외주식형(-19.4%)을 제쳤다.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절대수익 펀드는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해 '정기예금 금리+알파'의 수익률을 노리므로 상대적으로 주가 급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최근 3개월간 0.5%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형 펀드도 위기에 방어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하나대투증권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10월 배당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펀드의 경우, 최근처럼 환율이 오를 때엔 환 헤지로 환율을 고정시키기보다 환 헤지를 하지 않아야 향후 환차익을 볼 수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달러 살포에 따른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장기 투자자들은 환 헤지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땐 아예 투자를 접고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경기가 풀릴 때까지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