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D(입체)TV 화질을 두고 설전(舌戰)을 벌인 삼성과 LG가 이번에는 고해상도 스마트폰 화질로 맞붙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중 HD TV급 화면을 갖춘 고해상도 스마트폰을 나란히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갤럭시S 2'와 같은 기존 스마트폰보다 2배 이상 세밀한 화면을 자랑한다. 11인치 크기 노트북PC의 화면을 손바닥만한 크기에 담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이번 신제품에 각기 다른 화면 표시 기술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방식을,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광시야각 액정(IPS-LCD) 방식을 사용했다.
스마트폰의 전체 제조는 세트메이커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담당하지만 화질의 핵심이 되는 화면 표시 장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만든다. 이 때문에 이번 대결은 두 디스플레이 계열사의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공세에 나선 것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대학생과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삼성의 AMOLED와 자사의 IPS-LCD를 비교 체험하는 행사를 열었다.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LCD가 AMOLED보다 더 좋다'는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에도 미국의 디스플레이 전문 평가기관 인터텍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LG의 LCD가 삼성의 AMOLED보다 우수하다는 자료를 냈다. 밝기·색상·소비전력 등에서 IPS-LCD가 더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큰 화면의 텔레비전이라면 몰라도 인터넷을 볼 일이 많은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는 AMOLED보다 IPS-LCD가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확전(擴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삼성관계자는 "LG에서 뭐라고 주장해도 AMOLED는 기술 수준에서 LCD보다 한 세대 앞선 차세대 화면 표시 방식"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억지 주장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갤럭시S 2' 등 기존 제품이 판매에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LG와 설전을 벌여봤자 득볼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실험 결과 자료에 대해서는 "LG디스플레이가 LCD는 발매도 안 된 최신 제품을 놓고 AMOLED는 과거 제품을 놓고 비교했다"고 했다. AMOLED가 색상을 왜곡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LCD를 기준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왜곡이라고 나왔을 뿐 실제 눈으로 평가하면 AMOLED가 풍부한 색감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또, 동영상을 볼 때 중요한 화면 전환 속도, 어두운 곳에서 볼 때의 화질 등 AMOLED가 탁월한 성능을 내는 항목을 평가에서 제외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