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독일에서 열린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도요타 렉서스는 내년에 출시할 고급 스포츠 하이브리드 세단 '뉴 제너레이션 GS450h'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급 스포츠카를 즐기는 속도광들에게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필요할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렉서스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주인공으로 '뉴 제너레이션 GS450h'를 과감히 올렸다.
◆ 스포츠 하이브리드 'GS450h'…뛰어난 가속력+경제성 겸비
여러가지 궁금증을 안고 지난 주말 도심과 외곽 순환도로 등을 오가며 GS450h를 몰아봤다. 여느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GS450h은 시동을 걸어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계기판에 'Ready'라는 글자만 떠오를 뿐이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았더니 육중한 GS450h가 소리 없이 미끌어져 나갔다. GS450h는 배터리가 충전돼 있는 경우 30∼40km 이하 저속 주행시 엔진을 쓰지 않고 전기모터의 힘으로 달릴 수 있다.
일단 가속이 어느정도 이뤄진 다음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가솔린 엔진이 자동으로 멈추는 대신 전기모터가 구동돼 기름 소비를 줄여준다. 지금 동력을 배터리에서 얻고 있는지, 엔진에서 얻고 있는지는 계기판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재미도 있어 경제적인 운전을 하려는 욕구가 자연히 생겼다. 정숙하게 시내주행을 하다보니 차량이 좀 무겁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고 있어 같은 크기에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인 GS350보다 공차중량이 200kg이상 무겁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고속 상황에서는 무의미했다.
분당-수서간 도로에 올라 가속력을 시험해봤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초 밖에 안걸린다는 회사측 설명처럼 가속페달을 밟자 속도는 빠르게 붙었다. 시속 80km까지 속도를 높여본 다음 앞과 뒤에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위이잉' 하는 소리는 다른 스포츠카의 소리보다 훨씬 작았지만 가속 성능은 탁월했다. 소리의 차이를 느껴보려는 짧은 순간에 속도계는 이미 시속 200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스포티한 주행 성능은 합격점.
GS350과 같은 3.5L(리터) 엔진을 달고도 이런 힘을 내는 것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하이브리드가 연료비를 아끼는데만 쓰이는 게 아니라 힘을 더하는데도 기여한 것이다. 엔진이 주는 힘에 전기모터의 파워가 더해져 GS450h의 힘은 최대 344마력까지 올라간다. 같은 엔진을 가진 GS350의 힘은 307마력. GS450h는 전기모터에 힘입어 4.5L 엔진을 단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로 이름에 450이라는 숫자가 붙었다. h는 하이브리드라는 표시다.
◆ 연비 웬만한 중형 세단 수준·코너링도 탁월…국내 판매 실적은 아직 미미
외곽순환도로와 시내 곳곳에서 경험한 코너링은 큰 쏠림없이 안정적이었다. 미끄러짐을 예상해 브레이크 등을 스스로 조절해주는 통합전자안전제어시스템의 효과가 발휘됐다. 가격이 9000만원 가량으로 비싼 차인 만큼 안정적인 코너링은 당연히 충족해야 한다는 생각에 따로 점수를 주긴 어렵지만 운전은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은 부드러운 편. 급제동을 시도했을 때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느낌이다. 제동 시스템은 과격한 운전 보다는 도심 주행에 맞춰진 듯 하다.
GS450h의 연비는 1L당 12.7km.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웬만한 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운전석 뒷부분에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트렁크가 다소 좁은 것은 단점. 내년에 출시될 신형은 트렁크가 대폭 커진다고 한다. 연비도 30% 정도 향상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보통 시내에서 주행하다 주말 또는 한가한 시간에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에게라면 이 차는 제법 훌륭한 대안이라는 느낌이다.
렉서스는 최근 주행 성능을 대폭 강조하는 쪽으로 차를 개발하고 있다. 과거 정숙함이나 안정성을 자랑하던 것과는 다른 전략을 세운 셈이다. 주행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라는 게 렉서스의 설명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발표된 신형 GS450h는 렉서스의 이런 전략을 담은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행 성능을 따지는 사람 보다는 출퇴근이 쉬운 가정용 차량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는 이 차가 과분하다. 주행 성능을 올린 만큼 가격도 비싸기 때문. 내년에 출시될 신제품의 성패는 결국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취향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달려있을 듯 하다. 렉서스가 올해 1~8월 판매한 차량 2600여대 중 GS450h는 28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