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안정적이었던 환율이 요새 난리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에도 10~20원씩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1150원대에서 1200원 초반대 사이를 오가며 널뛰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환율이 출렁거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일단 급하지 않은 달러 수요는 가급적 뒤로 미룰 것을 권유했다. 또 변동성이 큰 만큼 외화를 투자 수단으로 삼지는 말라고 충고했다. 또 당분간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대형 IT주나 자동차 관련 업종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 분할매입…똑똑한 외환상품 주목

해외 유학생 등 당장 달러가 필요한 사람은 시급한 돈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환전해 송금하고 나머지는 조금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 예컨대 1개월 뒤 미화 1만달러가 필요하다면 이를 한 번에 바꿀 게 아니라 수차례에 나눠 조금씩 사들이라는 것이다. 환율이 급등한 날은 피하고 기술적으로 반락하는 날 등을 노려 여러 차례에 걸쳐 달러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외화예금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달러를 나눠 매입해 외화예금에 넣어뒀다가 송금하게 되면 환(換) 리스크를 줄이고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은행들은 여러 통화로 예금할 수 있거나 환전·송금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다양한 외화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농협은 고객이 원하는 환율조건을 미리 지정해놓고 그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해외통화를 매입, 송금할 수 있는 '스마트 환율예약 환전·송금서비스'를 지난 21일 선보였다. 함께 출시된 농협의 스마트 외화자유적립예금은 3개월에서 3년까지 월 단위로 가입 가능하고 10회까지 분할 인출도 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달러와 유로화, 엔화 등 10개 해외통화로 자유롭게 입금했다 인출할 수 있고 3개월 평균 통장잔액이 미 달러화 5만달러가 넘으면 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하이파이플러스 외화예금'을 시판 중이다. 유보영 하나은행 서압구정 골드클럽 PB부장은 "등록금 같은 목돈 수요가 아니라면 해외송금도 분할해서 하는 게 수수료는 좀 들지만 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금 비중 늘리고 대형 수출株 관심을

원화가치 하락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율 상승 자체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은 "지금은 환율 변수 때문에 신중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은 일부 업종에는 득이 되기도 한다. 업종과 기업에 따라선 환율이 올라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서 매출이 증가할 수도 있어서다. 이재훈 팀장은 "지난 2008년 환율 급등 후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IT나 자동차 등 대형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좋았고 주가도 올랐다"며 "적립식으로 대형 수출주에 투자하면 향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나 유류 수입가격 상승압력을 받게 되는 제당이나 항공 업종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외펀드에 투자한 경우 환헤지(환율을 고정시키는 계약을 통해 환율이 오를 경우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환율이 내릴 경우 손해를 막는 것) 여부에 따라 달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 허은영 기업은행 PB고객부 부장은 "환헤지가 돼 있는 해외펀드라면 지금 당장 환매하면 손해가 날 수 있으니 관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만약 환헤지가 적용되지 않은 해외펀드에 투자했다면 최근의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환매를 고려해 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