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원화가치 하락) 환율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IT(전기전자)나 자동차업종에 속한 수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가격이 내려가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제품 판매로 거둔 이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환(換)차익도 누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상황에서는 환율 수혜주 안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가 조언한다. 전 세계 경기 후퇴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업종별로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IT·자동차주 강세… 전망은 엇갈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5원 오른 1149.9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연내 최고치를 다시 썼다. 환율은 이달 초 1060원대에 머물렀지만 3주 만에 115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한다.
환율 상승에 주요 수출주(株)에는 화색이 돌았다. IT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1주일 동안 8.0% 상승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7.9%, 하이닉스는 8.8% 올랐다. 자동차주도 함께 달렸다. 지난 1주일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각각 10.5%, 9.6%나 뛰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6.0%)보다 대다수 업체의 주가가 더 올랐다.
전문가들은 IT주의 경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환율 효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유럽 등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전자 제품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지 의문이라는 것.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이 좋아지려면 국내 IT 산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TV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여야 하나 이는 당분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개선되는 시기에는 업체들이 판가 인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이익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 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은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 비중은 60% 정도로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게다가 최근 해외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고 경쟁업체인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이 엔화 강세에 시달리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0일 100엔당 1500원대를 넘어섰다.
◆ 정유업종보다 화학업종 추천
정유업종과 화학업종의 주가도 환율 상승에 힘입어 강세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는 최근 1주일 동안 9.7% 올랐고, GS(078930)와 S-Oil(010950)는 각각 13.3%, 11.9% 올랐다. 화학업체 중에서는 LG화학(051910)과 호남석유화학의 주가가 각각 8.8%, 4.1% 상승했다. 이들 업종은 수출한 제품의 결제 대금을 미 달러화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린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원화 약세가 정유보다 화학 업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학업체의 경우 원재료를 국내 정유사로 조달하지만 결제를 미 달러화로 하고, 수출과 국내 매출을 모두 달러에 연동시키고 있어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영업이익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업체는 외화 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하는 손실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