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아쇼카재단은 빈곤층 인력을 주택개발사업자와 연결시키고 투자 파트너를 참여시켜 2500여 가구의 주택을 짓고 있다. 또 앞으로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추가로 7500가구를 건축할 예정이다. 이 집들은 빈민가(街), 그리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불법 주거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사업은 공짜로 지어주는 '자선사업' 혹은 '기부'가 아니다. 일정한 수입은 있지만 그 수입으로는 주택금융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고, 공식적인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엄연한 '사업'이다.

탐스슈즈(TOMS shoes)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가 지난해 9월 아르헨티나 빈민가의 한 어린이에게 '100만 번째 기부 신발'을 신겨주고 있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탐스슈즈는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 방식(One for one)을 도입해 '착한 소비' 열풍을 일으켰다.

이렇듯 1회성 기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활동을 하면서, 사회의 음지(陰地)도 밝히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쇼카재단은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로 불리는 빌 드레이튼이 1980년 설립했다. 사업을 이끌어 갈 아쇼카 펠로(fellow)를 지금까지 3000여 명 양성했고, 이들은 70개국에 퍼져 활동하고 있다.

아쇼카재단뿐 아니다. 소규모 사업자금을 융자해주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 악시온 인터내셔널, 어큐먼펀드 등이 극단적인 이윤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면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기여라는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대기업이 약탈적 이익 확대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생(共生)의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은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도 활발하게 실현되고 있다. 하도급 업체에 적절한 공급 가격을 지급하고 하도급 업체 직원의 근무환경까지 챙기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GE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저가(低價) 공급업체가 최저 가격으로 품질이 좋은 제품을 납기에 맞춰 공급하더라도 이 업체가 자사의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근무 및 생활조건이 열악하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협력업체의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는 윤리경영 외에 함께 성장하는 사업모델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앱스토어에 프로그램 개발자 스스로가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올려 판매하고 이익을 나누는 애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비디오 소매사업자인 블록버스터(Blockbuster)는 비디오 공급사들과 수입공유협약을 체결해 이익과 위험을 함께 나누는 체제를 만들었다. 비디오 공급자가 공급가격을 65달러에서 제조비용보다도 더 적은 8달러로 내리는 대신, 블록버스터는 자사 비디오 대여 수입의 일정비율(30~45%)을 공급자에게 배분했다. 비디오 출시 초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소비자에게 대여할 수 있게 돼 이익도 늘어나고 비디오 공급사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윈윈 모델을 만들었다.

박재환 중앙대 교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결국 장기적인 성장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은 글로벌 일류기업들의 사례에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