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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된 7개 저축은행 중 토마토·제일·제일2·에이스저축은행 등 네 곳은 금융 당국이 7~8월 경영 진단을 실시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량 저축은행으로 분류됐다. 이른바 '8·8클럽'에 해당해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8·8클럽이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이고, 부실 여신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을 의미한다.

하지만 경영진단 결과 업계 2위인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8.62%였던 BIS 비율이 마이너스 11.47%로 곤두박질쳤고, 업계 3위인 제일저축은행도 8.28%이던 BIS 비율이 마이너스 8.81%로 뚝 떨어졌다.

이들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순식간에 뒤바뀐 이유는 숨겨온 불법 대출이 대거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특정인이나 특정 회사에 규정을 초과한 대출을 해줬다가 부실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커졌다는 게 공통점"이라며 "담보 가치의 3~4배를 초과하는 대출을 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에게 대출을 해준 것처럼 꾸몄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이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고, 대주주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거액을 대출받는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7개 저축은행은 모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많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부실을 감당하지 못했다. 특히 거액의 부실 PF대출을 일반 대출처럼 숨겨 온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금융 당국의 감독 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은 한 사람(또는 법인)에게 최대 80억원까지만 대출할 수 있고, '8·8클럽'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은 80억원을 초과할 수 있지만 자기자본의 20% 한도 이내에서만 대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은 이 같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업정지된 7곳 중 제일2저축은행을 제외한 6곳은 ▲BIS 비율이 1% 미만이고 ▲부채가 자본을 초과했으며 ▲자구 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된다. 제일2저축은행은 부채가 자본을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모기업인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라 예금인출사태가 예견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