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단전 사태는 전력 수요 급증으로 예비전력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만약 예비전력이 바닥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시설과 설비에 동시 정전이 발생해 세상이 온통 암흑에 빠지는 '블랙 아웃(black out)' 상황이 닥친다.

전국 곳곳에 정전사태가 발생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에서 염명천 이사장이 '일일 부하 현황' 그래프를 가리키며 정전사태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물이 부족하면 나눠 쓰면 된다. 전력은 다르다. 예비전력이 바닥나는 순간, 모든 전력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전압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용성 한전 차장은 "전압이 떨어지면 전력의 품질인 주파수도 떨어진다"며 "이렇게 되면 자동으로 발전소에서 각 가정이나 공장으로 가는 전력이 차단된다"고 말했다.

'블랙 아웃' 상태에 빠지면 회복도 오래 걸린다. 전력만 공급되면 화력발전소는 3~4시간 안에 재가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는 자동 냉각에 들어간 핵연료를 다시 태우는 데 최소한 일주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