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업자들이 음식점 등 영세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매길 수 있도록 한 현행법이 '계약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법제발전연구소 석종현 이사장은 5일 "가맹점과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신용카드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가맹점 사업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현행 법은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제발전연구소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헌법학자 및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용카드제도의 위헌성 여부에 관한 정책세미나'를 열어 카드 수수료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한다.

연구소 측과 세미나에 참석하는 헌법학자들이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은 여신전문금융법 제19조 1항과 3항이다. 1항은 "신용카드 가맹점은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 3항은 "가맹점 수수료를 신용카드 회원이 부담하면 안 된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데 따른 혜택은 카드 가맹점 사업자, 소비자, 신용카드사가 함께 누리는데 카드 결제 수수료는 가맹점만이 부담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게 연구소와 법학자들의 지적이다.

도제문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현행법은 계약 자유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대기업의 경제적 지위 남용을 방지할 의무는 국가에 있는 만큼, 정부가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석 이사장은 "법에 따르면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도 없고, 카드회사를 선택할 수 없다"며 "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소비자인데,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것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카드 결제 수수료 문제는 오래전부터 그 부담 주체와 요율 결정에 대한 논란이 금융계에서 이어져 왔다. 카드업계에선 가맹점 수수료에 상한선을 두거나, 소비자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같은 방안은 이해당사자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