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필수품 프라이팬은 '코팅'이 생명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눌어붙지 않는 코팅 기술이 프라이팬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내 프라이팬 시장은 연간 4000억원 규모. 업체마다 테플론·세라믹·티타늄·마그네슘 등 다양한 소재를 쓴 코팅 기술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노(老)과학자가 기존의 코팅 효과를 압도하는 획기적인 프라이팬 코닝 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일본·독일 등 해외 특허도 출원했다. 독일 뮌헨대학에서 무기화학을 전공한 고영신(70·사진) 박사(서울교대 명예교수 겸 한서대 초빙교수)는 최근 '팽창흑연(expandable graphite)'으로 코팅한 프라이팬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팽창흑연은 흑연에 산이나 알칼리 같은 화학품을 첨가하고 가열해 분자 구조의 수직 층을 부풀린 것이다. 고 박사는 팽창흑연을 이용한 2차 전지를 연구하다가 가정에서 흔히 쓰는 프라이팬에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고 박사는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코팅 재질은 물과 반응하는 친수성(親水性)이 있어 음식 자체의 수분과 반응해 결국엔 음식이 프라이팬에 눌어붙게 만들고 고온에서는 코팅이 쉽게 벗겨집니다. 그러나 팽창흑연은 친수성이 전혀 없어 프라이팬 표면에 음식이 눌어붙을 염려가 전혀 없습니다." 그는 "팽창흑연은 또 열 차단성이 좋아 프라이팬 표면이 섭씨 350도까지 올라가면 그 온도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음식이 타지 않고 골고루 익는다"고 설명했다.

고 박사가 개발한 프라이팬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검사 결과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았다. 그는 "테플론 중심의 프라이팬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