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들이 덩치는 더 커졌지만, 내실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151개 대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709조원(이하 연결실적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1조4191억원과 41조67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1%, 7.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000원어치 팔아 59원 남겨

기업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나타내는 이익률도 악화됐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9.1%에서 올해 7.3%로 1.8%포인트 떨어졌고, 순이익률도 7.5%에서 5.9%로 낮아졌다. 지난해 1000원어치를 팔아 75원을 남겼다면 올해는 59원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비교하면 대기업들이 여전히 높은 이익률을 유지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SK C&C가 매출 7116억원, 순이익 2689억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37.8%의 순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면에서는 강원랜드(41.1%), 현대백화점(36.4%), OCI(33.2%)가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전력공사가 상반기에 1조6053억원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한진해운, LG디스플레이 등 17개사가 적자를 냈다.

운수장비·화학 웃고, IT·섬유의복 울고

업종별로는 자동차 수출 호조와 정유정제 마진 증가에 힘입어 운수장비와 화학업종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기아차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174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810억원으로 77.2% 늘었다. 현대차도 순이익이 2조9616억원에서 4조1841억원으로 41.3%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순이익 격차가 5조원 넘게 났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그 격차가 2조원대로 줄었다.

또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호남석유화학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었고, S-Oil은 지난해 상반기 271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8891억원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28.9% 감소했고, 하이닉스반도체는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이 밖에 섬유의복과 의약품, 음식료품, 건설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운수창고·종이목재·전기가스·비금속광물 업종은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