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이자 미국 IT산업의 '상징'(symbol)과 같은 인물이다. 작년 1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잡스를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으로 지목하면서 "우리는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을 찬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56세인 잡스는 지난 195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혼모인 조앤 캐롤 쉬블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시리아 태생의 아랍인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장에 등장, 자신의 출생 비밀을 직접 털어놓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1976년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공동 창업했다. 애플 II, 매킨토시 같은 컴퓨터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자신이 영입한 펩시 CEO 출신 존 스컬리와의 마찰로 1985년 회사에서 쫓겨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잡스는 이후 넥스트 컴퓨터라는 회사를 창업했고, 루카스필름의 컴퓨터그래픽 사업부문(현재 픽사)을 사들이도 했다. 1997년에는 적자와 파산 위기에 몰린 애플의 CEO로 귀환, 14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이팟(MP3플레이어), 아이튠스(음악프로그램) 등을 내놓으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2007년에는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를 스마트폰 태풍 속으로 몰고 갔다. 이어 지난해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휴대폰에 이어 PC시장 정복에도 나섰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에도 그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바로 '건강'이었다.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고 2009년에는 간이식 수술대에 오르면서 회사를 잠시 떠나있기도 했다. 올 1월에는 무기한 병가에 들어갔다. CEO 사퇴까지 7개월 동안 아이패드2 발표회와 애플의 신사옥 계획발표, 세계개발자대회 등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재를 과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척해지는 그의 모습에서 분명 건강악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잡스는 사퇴발표 내용을 담은 편지에서 정확한 사퇴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사퇴한 이유는 건강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더이상 CEO직을 유지하기에는 그의 건강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른 것으로 보인다. 또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애플의 2인자인 팀 쿡에게 CEO 자리를 물려줘 애플의 후계구도 체제를 다지고 '잡스 없는 애플'의 조기 안정화를 꾀하려는 노림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