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및 싸이월드 가입자 3500만명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집단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8만여명이 모인 네이버의 ‘네이트 해킹 피해자 카페(이하 네해카)’는 김경환 일현 대표 변호사와 박병규 단천 대표변호사를 집단 소송 대리 변호사로 선임하고 22일부터 소송 참가 의사를 밝힌 회원들을 대상으로 소송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네해카’라는 이름의 이 카페 운영자는 지난 19일 “지난달 28일 해킹 사건 발생 후 국내 상위권 로펌 등과 접촉했지만 소송 수임료나 회사 이미지에 더 관심을 갖는 곳이 많았다”면서 “영리 목적의 집단 소송이 아닌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헌신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을 찾던 결과, 두 변호사를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대표 변호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네해카에서 추진하는 집단 소송은 피해자들이 부도덕하고 책임감이 결여된 기업을 심판하는 공익 소송”이라면서 “이번주 중 본격적으로 소송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집단 소송 대리 변호사들은 카페 운영진과 함께 회원들에게 직접 소송 방법 및 진행 상황 등을 공지하고 집단 소송 참가 의사를 밝힌 회원들로부터 소송비를 입금받는 등 소송을 준비 중이다. 소송비는 인지대와 송달료 등을 포함해 1만원대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개설된 이 카페는 현재 8만4000여명이 가입해 현재까지 수만 명이 소송 참가에 서명했고 이날 하루에만 300여명이 추가로 서명했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아고라에 ‘네이트 해킹 사건의 진실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도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네이트와 싸이월드 가입자 정모씨는 해킹 사건 후 개인정보 관리소홀을 사유로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100만원의 위자료 지급명령을 신청해 지난 14일 지급명령을 결정 받았고 SK컴즈는 이에 이의를 신청한 바 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11일 네이트 및 싸이월드 해킹 사건이 보안업체 이스트소프트의 공개용 ‘알집’ 서버를 이용한 중국발 공격으로 추정된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해킹이 일어나기 10여일 전인 지난달 18~19일 해커는 이스트소프트의 공개용 알집 업데이트 서버를 해킹해 SK컴즈의 사내망 PC 62대를 감염시킨 뒤 이 ‘좀비PC’를 원격조정해 네이트 및 싸이월드 가입자 회원정보를 유출해 냈다. 이번 해킹으로 유출된 주요 개인정보 항목은 IDㆍ암호화된 비밀번호 및 주민등록번호ㆍ성명ㆍ생년월일ㆍ성별ㆍ이메일ㆍ전화번호ㆍ주소ㆍ닉네임 등이다.

이와 관련, SK컴즈는 내달부터 회원 가입시 주민등록번호 저장을 중지하고 기존에 수집한 주민등록번호도 파기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대신 앞으로는 회원 가입시 신용평가사를 통해 실명 인증을 받으면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회원 가입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