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 시스템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801건으로 올 3월(828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330건, 서초구 186건, 송파구 285건이었다. 투기과열지구인 강남 3구는 계약 후 15일 내로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8월 중순이 되면 정확한 거래 건수를 집계할 수 있다.

강남권 주택 거래 시장을 주도한 것은 재건축 아파트다. 강남구 개포동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중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완화 방침을 밝힌 이후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 개포동 '정애남공인'의 정애남 사장은 "8월에 저점이 올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7월 중순에 중과세 폐지 얘기가 나오면서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7월 중순 7억1000만~7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개포주공 1단지 43㎡(13평)형의 경우 이달 초 7억50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오르더니 최근엔 호가가 7억6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정애남 사장은 “7억3000만원에 팔면 현금을 일시불로 주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2단지 아파트 26㎡(7.5평)형의 거래가격은 지난달 초 4억8000만원에서 최근 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는 ‘우리공인’의 정대로 사장은 “전세금이 오르고 다른 지역에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면서 은마아파트도 비교적 수월하게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단지 주변에 있는 청실아파트와 우성 2차 아파트 거주자가 재건축 사업 진행으로 이주하면서 102㎡(31평)형 전세금이 3억6000만~4억3000만원으로 한 달 사이 7000만~8000만원 정도 올랐다. 매매가격은 9억~9억5000만원으로 강보합세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오래갈지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안이 국회를 통화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가을 이사철까지 전세금이 오를 순 있겠지만,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