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4층에서 바라본 로비의 모습. 평일 낮 시간임을 감안해도 매우 한적한 모습이었다.

5일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10층 CGV. 오전 11시 35분이 되자 4차원(D)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가 시작됐다.

영화에 실감을 더하기 위해 장면에 맞춰 좌석이 흔들리는 4D 상영관은 지난달 5일 테크노마트 건물 진동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한동안 운영을 멈췄던 곳이다. 그러다 건물 진동 원인이 4D 상영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광진구청은 지난달 16일 4D 상영관을 운영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줬다.

영화 '7광구'는 등장 인물이 벽에 부딪히거나 괴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마다 상영관 좌석이 세차게 흔들린다. 하지만 4D 상영중에 테크노마트 건물 자체에서는 어떠한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7광구'를 보러 온 대학생 윤광휘 씨는 "지난달 있었던 건물 진동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고 나니 별로 무섭지는 않다"며 "건물이 흔들린 원인도 4D 상영관 때문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기능 정상화…발길은 크게 줄어 “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아”

건물 진동 사태 한 달째를 맞은 테크노마트는 옛 기능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고객들의 발길은 종전 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평일 낮임을 감안해도 점심시간 식당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산했다. 4층에서 내려다본 건물 로비에는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지나가는 사람이 적었다. 바깥으로 보이는 동서울종합터미널의 북적북적한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지난 3일 테크노마트 10층 CGV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천장 가운데 검은색 부분이 떨어져 나간 마감재를 수리한 곳이다.

특히 전자제품 상가가 모여있는 2층부터 8층까지는 매장을 둘러보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발길이 뚝 끊기다시피 하니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한가한 모습이었다. 노트북PC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예년과 비교하면 정확히 절반으로 매출이 줄었다"며 "휴가기간 끝나고 나면 곧 성수기인데 이렇게 손님이 없으니 벌써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휴대폰을 판매하는 또 다른 상인은 "진동원인이 발표 나고 조금씩 손님이 늘기 시작했는데 그제 천장 붕괴사고 이후로는 또 줄어들고 있다"며 "심지어 물건을 사려는 손님보다 파는 매장 주인 수가 더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 테크노마트 10층 CGV 내 천장 일부가 뜯겨져 나가면서 마감재가 8층까지 떨어졌다. 8층부터 10층까지는 건물 가운데가 뻥 뚫린 구조인 탓이다. 무너진 천장 사진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다행히 8층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지난 달 건물 진동 사태와 맞물려 공포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9층 식당가를 지나는 사람들은 10층 천장을 들여다 보며 수군거리곤 했다.

테크노마트 내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주희 씨는 "천장붕괴가 단순 사고라고는 하지만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4D 상영관은 건물 진동 원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운영을 멈췄지만, 지난달 16일 다시 상영을 시작했다.

◆ 사고원인은 피트니스센터…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 걸릴 듯

비록 1차 조사에서 건물 진동 원인이 피트니스센터의 ‘태보댄스’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났지만 테크노마트가 옛 모습을 완전히 찾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지난 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연상시키면서 시민들의 뇌리 속에 남은 ‘공포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광진구와 한국시설안전공단이 3개월에 걸친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한 만큼 빨라도 9~10월께는 돼야 시민들이 안심하고 테크노마트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트북PC를 사러 테크노마트를 들른 김지연 씨는 “노트북PC 가격을 비교해보기 위해 오기는 했지만 오래 머무르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