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급락하면서 어느덧 2010선까지 내려왔다. 사흘간 150포인트 넘게 밀리면서 시가총액 86조원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증시 전문가들, 특히 기술적 분석을 통해 지수를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의 주가하락이 심상치 않다고 얘기한다. 차트를 통해 분석한다해서 차티스트로 불리는 이들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의 주가가 장기 추세선을 이탈한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가가 전날 종가인 2060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다시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부터 시작된 장기 상승추세가 계속 연장되고 있다고 가정하면 전날까지의 하락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
무엇보다 전날 장중 몇 번의 하락시도에도 불구 2060선이 지켜졌던 탓에 이날 역시 2060선 지지는 가능할 것이라 예상됐다.
◆ "2060선 지지될 거라 믿었는데…"
차티스트들이 보는 코스피지수 2060선의 의미는 좀 남다르다. 2060선은 2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가는 지점이다. 엿새 연속 하락했던 미국 S&P500 지수도 전날 200일 이평선인 1250선에서 지지를 받은 뒤 반등, 1260선 회복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증시에서도 200일 이평선은 사실상 마지막 보루다. 60일 이동평균선(2110선)과 120일 이동평균선(2090선)이 이미 모두 무너진 뒤였기 때문이다.
2060선은 또 지수의 추세적 반전여부를 가늠하는 넥라인(neck line)을 지나는 지점이었다. 주식의 매도시점을 판별하는 머리어깨형(헤드앤숄더)분석에서는 상승 또는 하락의 분기점을 어깨와 머리의 중간지점인 넥라인으로 본다.
임태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넥라인은 하락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어깨의 넥라인이 아니라 다시 상승반전이 가능한 왼쪽 넥라인"이라며 "2060선에서 지지를 받으면 큰 폭은 아니지만 다시 상승으로 반전이 가능했을 것"이라 진단했다.
◆ 추세이탈 염두에 둬야…다음 지지선은 2000선
일단 코스피지수가 2010선까지 밀림으로써 2060선에 부여했던 지지선으로써의 의미는 퇴색됐다. 이제는 다음 저점이 얼마일지 계산해보느라 셈법이 부산하다.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현재로선 2000선 지지가 관심이다. 1999와 2000은 1포인트 차이지만 숫자가 주는 느낌은 하늘과 땅차이다. 2000을 내준다고 하면 적지 않은 동요가 예상되는만큼 심리적인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주식시장의 추세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되는 것. 적어도 지금까지는 주가가 잠시 꺾인다 해도 장기 상승추세선 상에서 일부 벗어나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지선을 계속해 이탈하다보면 결국에는 지지선이 아닌 저항선(주가가 더 오르지 않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증시패턴이 상승국면에서 하락국면으로 바뀌는 것이다.
주가가 쉼없이 오르다 금융위기 충격으로 무너졌던 2007~2008년의 경우나 2003년 3월 저점을 찍고 1년간 오르다 카드사태 이후 급락한 2004년의 경우가 상승국면에서 하락국면으로 넘어간 추세 이탈의 대표적인 최근 사례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2주일 정도 좀더 상황을 지켜 봐야겠지만 여기서 회복을 못한다면 추세를 이탈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하락국면으로 접어든다 해도 고점을 높이지 못하면서 빠지는 것이지 한꺼번에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