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 국가 자금을 운용하는 '큰 손'의 도움을 받아 해외 인수합병(M&A)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일 WSJ는 최근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F가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미국 골프업체인 아쿠쉬네트를 약 12억23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처럼 보도했다. 이번 인수의 재무적 투자자로 미래에셋PEF, 국민연금공단, 인수 금융사로 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WSJ는 "한국 기업들의 인수합병 소식이 업계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일은 없지만, 이번 컨소시엄은 민간 자본과 연기금이 동맹을 이룬 덕분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WSJ는 한국 경제가 금융시장이 규모가 작아 대형 인수합병에 필요한 환경이 미흡하지만,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펀드기관들이 해외 인수합병 성사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쿠쉬네트는 지난해 약 12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미국 골프용품 업체로, 골프공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Titleist)'와 골프의류업체인 '풋조이(FootJoy)' 등을 소유한 회사다.

세계 4위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외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WSJ와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10여개의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특정 지역이나 업종에 얽매이지 않고 높은 수익을 거둘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WSJ는 특히 원자재에 대한 각국의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공적펀드기관들이 민간 기업들과 손을 잡고 원자재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예로 WSJ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대우인터내셔널, 삼성C&T와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마다가스카르의 니켈 프로젝트에 투자 중이라고 소개했다.

휠라코리아의 인수에 자문했던 대형 로펌 맥더모트 윌&에모리의 이인영 파트너는 "대부분 해외 인수합병은 자원과 관련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원자재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 브랜드 가치로 승부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보다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피인수 기업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국내 기업들이 인수 후 상대적으로 관리가 편한 원자재 기업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